볼보는 라틴어로 “나는 구른다”는 뜻으로 자동차의 본질을 되새기게 하는 단어다. 이처럼 철학적 이름을 지닌 회사가 만든 첫 4륜구동 레저용차량(SUV)답게 ‘볼보 XC90’의 본질적 매력을 찾아내는 것은 철학만큼 어려운 작업이다.
볼보 XC90의 첫인상은 큰 차라는 느낌이다. 제원표를 미리 보지 않는다면 4,000㏄급으로 여겨질 정도다. 추월을 하거나 고갯길을 올라보면 이 같은 짐작이 더 확실해진다. 하지만 이 차의 엔진은 6기통 2,900㏄(5기통 2,500㏄모델도 있음)이다.
이 모델이 올 초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올해의 차’로 뽑힌 진짜 매력은 이보다 훨씬 찾기 힘들다. 이 차에 장착된 세계 유일의 전복방지시스템(RSCㆍRoll Stability Control)이 그것. 회전센서가 바퀴의 속도와 각도를 감지해 전복 가능성이 높아지면 자동적으로 브레이크 시스템을 작동한다. 한적한 도로에서 시속 40마일 정도로 몇 번 급차선 변경을 시도해 봤는데,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는지조차 느껴지지 않을 만큼 차체가 안정을 잃지 않는다.
볼보가 숨겨놓은 안전장치의 극치는 사고 시 상대방 운전자나 보행자의 안전까지 신경을 썼다는 점이다. 우선 차체의 앞부분을 소형승용차의 범퍼와 높이가 같도록 설계해 다른 차량의 탑승객을 보호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또 보닛은 일반 승용차 보다 높지만 엔진을 낮게 탑재해 충돌한 보행자가 보닛 위로 쓰러질 경우 머리에 가해지는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충격완화 공간을 확보했다.
이밖에도 뒷좌석에 앉은 자녀들이 앞 좌석의 부모와 얘기를 나눌 수 있도록 2열 가운데 시트가 앞쪽으로 당겨진다든지, 밑바닥을 평평하게 설계해 스키 등 대형 레저용 도구를 쉽게 탑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수많은 매력이 곳곳에 숨어있다.
그러나 몰개성이라 할만한 밋밋한 인테리어나, 특별히 소개해야 할 것이 없을 정도로 평범한 운전석 공간, 많이 세련돼졌지만 여전히 권위적인 외양 등은 옥의 티다. 더욱이 경쟁해야 할 모델이 세련미의 최고봉인 렉서스 RX330이나 BMW X5가 아닌가.
정영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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