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따르릉, 따르릉, 유난히도 전화가 끊임없이 울리고, 정신없이 바쁜 시간 “거기 청소년 아이들 문제 해결하는 곳인가요?”하는 그다지 예의 있지는 않은 듯한 전화를 받았다.
“우리 아이가 마약을 좀 하는데요. 곧 자기가 끊을 거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걱정이 돼서 재활원같은 곳을 보내려고 하는데... 만일 그곳에 가면 몇 개월이면 치료가 되나요?”
마약은 몇 개월에 치료가 되고, 얼마 정도면 마약을 끊는다고 단정지어서 말할 수는 없기 때문에 나는 “저…, 약은 장담할 수가 없습니다. 시간에 기준한다면, 약을 끊지 못할 사람이 없겠죠. 정확한 시간을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적어도 6개월 이상은 본 재활원에 있어야 되는 규율이 있습니다”라고 대답을 하였다. 그러자 “아니 그럼 못 고치면 어떻게 해요? 그럼 의사는 있습니까? 전문 라이선스 소지 상담인은 있어요? 시설은 깨끗한가요? 각방을 씁니까? 영어는 좀 하나요? 우리 애는 영어밖에 못하는데… 음식은 어떻죠? 우리 애는 여기서 태어나서 한국음식 냄새나서 못 먹는데…” 그분의 말은 점점 선교회를 무시하는 듯한 목소리로 변해가고 있었고 마치 자신의 아이가 한국인이 아닌 것처럼 자랑스레 말하고 있었다.
“한 달에 얼마죠?” 본 선교회는 일정한 액수의 돈을 받지 않고 있다. 물론 정부보조도 없다. 이유는 한국인만을 받기 때문에 그렇고, 기독교를 중심으로 운영을 하기 때문에 그렇다. 생활을 해야겠기에 도네이션을 받고 있긴 하지만 그것도 마음의 감동이 오거나 형편이 닿는 대로 성의껏 주시는 손길의 도움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하자, “그럼 그런 곳보다는 미국재활원이 낫겠네요” 하며 딸깍 전화를 끊어버린다.
하루에도 이러한 전화가 부지기수다. 당신 아들, 딸들은 대단히 부잣집 자녀들이어서 대단히 깨끗하고, 대단한 프로그램이 있는 미국재활원에 한달 최저 3,000달러에서 1만달러 이상씩 내면서 마치 하버드, 예일, UC계통의 대학을 들어가듯이 폼재며 들어가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다. 오겠다는 사람이 넘치고 자리가 없어 받아주지도 못하는데 누가 받아나 준다나? 속으로 비위가 상해 이러한 생각이 순간 오고가지만 그래도 다시 마음을 고쳐먹고는 한다.
얼마 전에는 어느 부모가 선교회를 둘러보고서 “어떻게 이런 좁고, 지저분한 곳에 우리아이를 있게 해요?”하며 대놓고 흉을 보고 돌아간 적이 있다. 그후 그 부모는 아들을 미국재활원에 비싼 돈을 주고 넣었지만 곧 자녀가 도망을 쳤고, 범죄사건에 연루되어 감옥에 가게되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선교회로 달려와서 우리 아들만 빼주면 건물을 사주겠다,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해주겠다며 매달렸고, 무엇을 바라고 한 것은 아니지만 형량이 많은 관계로 잘못하면 추방까지도 갈 수 있는 케이스를 몇 번의 법정싸움 끝에 아들을 Jail 대신 선교회로 데려왔다.
그러나 대가는 바라지도 않았지만, 얼굴 한번 비추지도 않는 것이었다. 오히려 “자기들이 당연히 봉사기관이니까 봉사해야지…, 자기네 기관에 더 붙잡아 두려고 형량을 더 줄일 수 있었는데도 그렇게 안한 것 같아…”라며 헐뜯고 다니는 것이었다. 아들녀석도 부모와 똑같아서인지 도무지 자기만 알아서 다른 아이들과도 어울리지도 못하고, 불평에, 불만에, 욕설에, 툭하면 대들고, 싸움질에…, 하여간 골칫 덩어리였다.
자식을 보면 그 부모를 안다고 했다. 자녀는 부모의 거울이요, 부모의 열매인 것이다. 감사하지 못하는 부모에게서 어떻게 자녀가 감사를 알겠으며, 다른 이들에게 사랑을 베풀지 못하는 부모 밑에서 어떻게 사랑이 많은 자녀가 있을 수 있겠는가? 부모를 공경하지 않는 부모가 어떻게 자녀에게 당신들을 공경하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한영호 목사
<나눔선교회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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