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전달 방법에는 말을 사용하는 방법과 말을 사용치 않는 방법이 있습니다. 말을 사용치 않는 의사전달을 ‘비언어적 의사소통’(non-verbal communication), 흔히 ‘신체언어’(body language)라고 합니다.
우리가 과거에 영어 공부할 때는 구두언어(verbal communication)만을 공부하였고, 서양인의 신체언어에 관해서는 배우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이들의 신체언어를 잘 이해하지 못할 경우도 있고, 우리의 신체언어가 상대방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경우도 있습니다.
신체언어는 몸짓, 얼굴 표정, 눈의 움직임, 자세 등으로 구성되는 바, 문화의 소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사람을 부를 때 손바닥을 밑으로 하고 손 전체를 전후로 움직여 상하 동작을 합니다. 그런데 서양사람들에게는 이 동작은 가라는 동작이 됩니다.
서양사람들은 반대로 손바닥을 위로 향하게 해서 손을 전후로 움직이거나 인지를 전후로 움직입니다. 손가락으로 하나, 둘 셀 때 우리는 손바닥을 펴고 손가락을 안으로 꼽으면서 세어 나갑니다. 그러나 서양사람들은 반대로 주먹을 쥐었다가 손가락을 펴나가면서 셉니다. 완전한 반대동작입니다.
‘제1’이라는 뜻으로 손가락을 쓰는 것은 우리나 서양사람이나 마찬가지이지만 우리는 엄지손가락을 세우고 서양 사람들은 인지를 세워서 표시하므로 우리에게는 삿대질하는 것 같이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편 우리의 넘버원은 서양사람들에게 OK가 됩니다. 엄지손가락과 인지로 둥근 모양을 만들면 우리에게는 돈이라는 뜻이 되지만 서양사람들에게는 OK라는 뜻이 됩니다.
우리는 문을 노크할 때 주먹을 쥐고 손등으로 노크합니다. 그러나 서양 사람들은 반대로 주먹을 쥐고 손바닥편이 문을 향하게 해서 노크합니다. 대패나 톱의 경우, 우리 것은 잡아 당겨야 작용이 되게 되어 있지만, 서양 사람들 것은 앞으로 밀어야 되게 되어 잇습니다. 우리는 ‘무엇을 성취하라’ 또는 ‘해냈다’는 뜻으로 주먹을 휘두를 때, 주먹을 당기는 동작을 하지만 서양사람들은 권투하는 식으로 주먹을 앞으로 내치는 동작을 합니다. 월드컵 때 히딩크 감독이 한국팀이 골인을 하면 주먹을 앞으로 내치며 환호의 동작을 한 것을 누구나 기억할 것입니다.
서양 사람들은 자기를 가리킬 때는 주먹을 쥐고 엄지손가락으로 자기 가슴을 가리킵니다(우리의 넘버원 사인). 그러나 우리는 인지로 자기의 얼굴 쪽을 가리킵니다. 서양에서는 손가락으로 코를 가리키면 상대방을 무시한다는 뜻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승리를 상징하는 V사인도 손바닥이 밖을 향하면 승리의 뜻이 되지만, 손바닥이 자기를 향하면 ‘모독’이라는 뜻이 됩니다.

전유경<‘홈스위트홈 리빙’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