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마이너리그로 내려간 시카고 컵스의 ‘빅 초이’ 최희섭(24)이 올해 메이저리그에 복귀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복귀를 장담할 수 없다. 한인 팬들이나 일부 언론에서는 오는 9월1일부터 메이저리그 로스터가 25명에서 40명까지 확대되기에 최희섭이 조만간 빅 리그에 돌아오는 것은 거의 예정된 수순이라고 기대하고 있지만 그것은 현재 페넌트 레이스 진행상황을 간과한 예측. 컵스는 18일까지 내셔널리그 중부조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반게임 차로 뒤진 2위로 박빙의 레이스에 돌입해 있는 상태다. 한 게임의 승패가 페넌트 우승 여부와 직결될 수 있는 긴박한 입장인 컵스로서는 9월1일 이후 최희섭을 불러오더라도 과연 경기에 내보낼 여유가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 물론 앞으로 2주 안에 최희섭이 즉각 빅 리그 전력에 보탬이 될 만큼 타격감각이 살아난다면 전혀 다른 문제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빅 리그에 올라오더라도 벤치 워머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영입한 베테런 좌타자 랜들 사이먼과 우타자 에릭 캐로스가 1루수 플래툰 시스템을 구축한 상황에서 최희섭이 뚫고 들어갈 틈이 없기 때문.
컵스로서는 최희섭을 불러와 벤치만 따뜻하게 데우느니 차라리 트리플A에서 계속 실전경험을 쌓게 하는 쪽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당초 컵스가 최희섭을 마이너로 내려보낸 이유도 최희섭이 메이저리그에서 경기에 나설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에 마이너에서 실전경험을 통해 배팅 감각괴 자신감을 되찾으라는 주문이었고 단지 로스터 확장이 가능하다는 이유만으로 이 코스를 갑자기 변경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어쩌면 장기적으론 지금 최희섭으로선 9월에도 계속 마이너에 남아 잃었던 타격감각과 자신감을 되찾는 것이 더 바람직할 수 있다. 반면 역시 마이너에 내려가 있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구원투수 봉중근의 경우는 최희섭과 사정이 상당히 다르다. 우선 봉중근은 구원투수로 타자인 최희섭과 달리 경기 투입의 여지가 많다. 또 브레이브스는 이미 동부조에서 18일까지 2위에 11게임차의 큰 리드를 잡고 내셔널리그 탑시드를 향해 순항 중이어서 사실 그렇게 승리가 절실한 입장은 아니다.
따라서 브레이브스가 9월 이후 봉중근을 불러 올릴 경우 원포인트 릴리프 또는 패전처리를 맡기거나 경우에 따라 선발투입으로 경험을 쌓게 하는 시나리오도 생각할 수 있다. 계속 타석에 나서야만 타격감각을 이어갈 수 있는 타자와 불규칙적인 등판에도 큰 지장이 없는 구원투수라는 포지션 차에서 비롯된 현상이다.
김 동 우
<특집 1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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