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핵무기 보유를 공식 선언하고 핵실험도 할 의향이 있다고 밝히고 나섰다. 6자 회담 북한측 대표인 김영일 외무성 부상은 이같은 북측 입장을 공개하면서 북한이 핵무기 운반수단도 가지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핵무기 운반수단은 북한이 추진해온 미사일 프로그램을 언급한 것으로 이로써 베이징 6자 회담은 좌초 상황을 맞게 됐다.
북한측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회담 이틀째 나온 것으로 이로 인해 이날 전체 회의는 결렬됐다. 미국측 제임스 켈리 대표는 이날 전체 회의가 끝난 직후 북한 대표보다 두 시간 앞서 회담장을 떠났고 북한측이 문제의 발언에 이번 회담을 중재한 중국측 대표는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다른 나라 대표들은 경악에 가까운 반응을 보이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는 보도다.
이번 베이징 6자 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되라고는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다. 선 핵 포기와 선 체제보장 요구의 미국과 북한의 입장이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북한의 유일한 동맹인 중국이 중재에 나서 마련된 다자의 틀에서 열리는 첫번째 회담이고, 또 북한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의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뭔가 실마리가 풀릴 것이라는 기대도 없지 않았다. 이와 함께 6자 회담이 의미 있는 성과를 가져오기 위해 무엇보다 먼저 요구됐던 북한이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기대는 그러나 무너졌다. 우려가 결국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북한은 지난 4월의 3자 회담에서와 같이 사실상의 핵 보유를 선언하면서 극단적 협상 태도를 견지하고 나선 것이다. 또 한차례의 핵 협박이다. 북한은 뭔가 오판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핵 협박은 미국 내 강경론만 부채질할 뿐이다. 게다가 아무도 핵을 가진 북한을 원치 않는다. 고립만 자초할 뿐 얻어낼 게 아무 것도 없다는 말이다.
북한 핵 보유 저지의 당위성에는 이미 국제사회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6자 회담도 따지고 보면 ‘핵무기 없는 한반도’에 주변 당사국들이 동의를 함으로써 성사된 것이다. 북한의 핵 위협은 이런 면에서 볼 때 동북아지역 및 세계 평화에 대한 위협이다. 그 뿐 아니다. 1992년 동족간에 합의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다.
걸핏하면 민족공조를 내걸고 나서는 북한이다. 북한의 핵 위협은 그러나 외세의 개입만 불러왔다. 북한은 전체 한민족을 볼모로 한 핵 협박 불장난을 하루라도 빨리 그치고 진정한 자세로 대화에 나와야 할 것이다. 그 길만이 북한 체제가 유지되는 유일한 방안이고 평화적 공생의 길이다. 이번이 어쩌면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 그 기회를 놓쳐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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