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비디오 가게 주인 김진씨 피살사건’ 용의자 제임스 강(21)씨와 로날드 황(21)씨가 종신형을 선고받은 LA형사법원 118호 법정.
감옥에서 성인이 된 강씨는 친구(수배 중)가 다른 아이들을 향해 마구 쏘아댄 총탄에 잘못 맞은 피해자 김씨가 피를 흘리면 쓰러지던 2002년 5월3일로 되돌아가 모든 것을 바꾸고 싶다며 후회했다. 그는 홀몸으로 자신을 키운 어머니와 가장을 잃은 유족들에게 너무 미안하다며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역시 옥중에서 성인식을 맞은 황씨 또한 방청석에 앉아 흐느끼고 있는 식구들과 눈이 마주치자 고개를 아래로 떨구 었다.
직접 총격을 가하지 않았던 피의자들이 자수한 사실과 충분히 참회하고 있는 사안들은 판사의 중형 선고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갱 범죄에 연루된 갱 단원이었기 때문이다. 이들이 ‘멘탈 보이즈’란 한인 갱 구성원이 아니었고 일반 살인사건 피의자였다면 징역25년 정도의 형을 받았을 것이라고 했다.
LAPD 동양인 수사과의 한 수사관은 “우리 정서로 보면 피의자들은 불량 클럽에 가입한 불량 청소년 정도지만 미국에서는 불량클럽과 스트릿 갱에 구분을 두지 않는다”며 “갱 범죄에 연루됐을 때는 총격을 누가 했든 주범과 공범의 차이도 없다”고 말했다.
소위‘문제아’들을 만나보면 심성이 원래부터 악한 아이들이 아니라는 것을 자주 느낀다. 이런 아이들이 갱에 가입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현실에서 느끼지 못하는 가족애 같은 따뜻함을 비슷한 사정에 있는 친구들을 통해 얻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이들이 빗나가지 않게 예방하는 방법은 없을까.
옛날 한국에서는 비행이 들통난 아이의 부모는 밤중에 애를 불러내 ‘부엉이 우는 산속의 선조 묘소’에 앞세우고 갔다고 한다. 수풀 속에 들어가 회초리를 꺾어 아들에게 들리고 무덤의 상석 위에 올라선 후 “불초 자식 하나 못 길러 조상 뵐 얼굴을 잃었으니 제가 벌을 받겠나이다”하며 종아리를 걷고 아들로 하여금 핏발이 서도록 치게 했다고 한다. 이런 일을 겪은 아이는 비행을 다시 저지를 기회가 왔을 때 부모 종아리에 선 핏발을 먼저 기억하지 않았을까?
물론 우리에겐 맞지 않는 이야기다. 하지만 청소년 문제를 접하면서 탁상공론만 하지 말고 자녀 교육에 엄격했던 우리의 전통적인 가정 문화에서도 한번쯤 해답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김 경 원<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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