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매니아들 유일한 샤핑코스
CD-포스터-가사에
유명가수 캐릭터까지
포장지도 악보 프린트
윈도에 전시된 금박 가면에 홀려 기웃거릴 때만 해도 몰랐다. ‘오페라 샵 오브 로스앤젤레스’(Opera Shop of Los Angeles, 8384 Beverly Bl.)가 ‘LA에 하나뿐인 오페라 전문점’인 줄. 주인 래리 래파포트의 주장이긴 하지만, 음악 매니아의 고집이 읽히는 그의 얼굴과 오페라 관련 물품으로 가득 찬 업소 안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5세 때부터 오페라에 미쳐왔다”는 래리는 성악을 공부하고 뉴욕 오페라 매니지먼트사의 서부지역 대표를 역임한 이력의 소유자. 평생 오페라와 같이 가려고 17년 전 이 업소를 오픈했고, 10년 전부터는 LA의 음악 전당인 ‘도로시 챈들러 파빌리온’에서도 오페라가 있을 때마다 간이 샵을 열고 애호가들을 맞고 있다.
연중 뮤직센터에서 막을 올리는 오페라는 60회쯤 되는데, 휴식기인 6, 7, 8월이 끝나고 다시 개막 시즌을 앞둔 지금 그는 ‘오페라 피버(fever)’를 앓고 있다고 한다.
이 업소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벽면 하나를 다 차지한 마스크들.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 ‘아이즈 와이드 셧’(Eyes Wide Shut)에서 봄직한 가지각색의 마스크가 깃털을 달거나 금·은박을 입은 채로 강렬한 시선을 내뿜고 있다. 국내산보다 오페라 본고장인 이탈리아의 베네스산이 더 화려하고 비싸다는데, “저런 가면들을 대체 누가 사느냐”고 물으니 가면파티를 할 때나 핼로윈 시즌에 사간다고 한다.
또 오페라, 발레, 뮤지컬을 담은 비디오 테입과 DVD, CD, 포스터, 오페라의 가사를 영어로 번역한 리브레토(libretto), 오케스트라로 연주하는 오페라 곡을 피아노로 연주할 수 있도록 만든 보컬 스코어 등이 수백장씩 있고 오페라 사전 등 음악 전문서적도 빼곡하다.
주인의 음악사랑이 거기서 그칠까. 바이얼린 모양의 나무도마부터 시작해서 뮤직박스, 세계 3대 테너인 파바로치, 도밍고, 카레라스의 코믹 캐릭터 인형, 스패니시 피아노 숄까지 모든 물건들의 소재는 음악이다. 심지어 넥타이, 명함 케이스, 북 홀더, 스카프, 체크북 등 온갖 가재도구와 살림엔 콩나물 대가리가 그려져 있고, 물건을 사면 포장해주는 포장지마저 악보가 프린트돼 있다.
래리는 “오페라는 인생의 희비극처럼 음악과 드라마가 공존하는 장르”라며 “록이든 오페라든 음표는 같기 때문에 내 가게는 음악을 좋아하는 모든 이에게 열려있다”고 한다. 시즌 때면 거의 매일 오페라를 보러 가는데 도로시 챈들러 파빌리온의 3,200여 석이 거의 꽉 차 “오페라 애호가인 엔젤리노가 많고, 청중들의 평균 연령도 젊어지는 추세”라는 설명.
TV 프로그램 ‘제퍼디’에서도 오페라 관련 퀴즈를 낼 때 전화로 자문을 구할 정도로 ‘오페라 정통’임을 자부하는 그는 “조수미, 홍혜경, 신영옥도 좋아한다”며 음악이 글로벌 언어임을 확인시켜줬다. (323)658-5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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