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런 인간은 내가 안 봐주면 누가 봐주겠나 싶었어요. 참 불쌍하더라구요. 그래서 같이 있어주기로 했지요. 참 그 동안 많이 참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이제 나이가 들고 보니 부족한 건 나였더라구요. 내가 불쌍한 사람이고 내가 모자라는 사람이었어요. 그 동안 생각해보면 참 저 사람이 많이 참아준 것 같아요. 요즘은 늘 고마운 생각만 듭니다.”
“그 사람 그 때는 직장도 없고, 있을 때도 없고, 돌봐줄 사람도 없고, 불쌍해서 같이 있어주고, 몸 주고 돈주고 그래도 사랑해 줄려고 노력했는데, 고생이 조금 지나고 살만하니까 아 딴 짓 하기 시작하는 것 아닙니까. 이 배은망덕한 인간을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헤어졌지요.”
“그래도 저 사람은 나를 사랑한다구요. 자기는 잘 몰라요. 자기가 누군지, 자기가 뭘 좋아하는지 모른다구요.” “어허 이게 나는 안 좋아한다는데 미치겠네.” “다시 말하는데 나는 당신 안좋아해 지긋지긋해 그래서 간단 말이야.” “못 갈거에요. 가도 또 올거여요. 분명히 당신은 나 없으면 못 산다구요. 저이는 세상에 한번도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다구요. 그래서 사랑이 뭔지 모릅니다. 어떻게 보면 불쌍한 사람입니다.” “불쌍한 건 아닙니다. 그렇지만 사실 사랑을 받아본 적은 평생 없습니다.”
주위에 이런 남녀의 문제들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이 남녀관계를 생각하면 예전에 본 영화 ‘라 스트라다’ 한국말로는 ‘길’이라는 영화의 장면들을 상기하게 된다. 이 영화는 2차 대전 후에 나온 고전으로서 안소니 퀸이 짠빠노로 등장한다. 이 영화에 나오는 한 대사를 소개한다.
광대 : 그 무식하고 짐승 같은 놈하고 왜 눌러 있으려고 그래? 그 친구는 당신을 때리고 학대하고 그렇게 하잖아 .
젤소미나 : 나는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여자에요. 밥도 짓지 못하고 머리도 좋지 못하고. 아무 것도 잘 하는 것이 없다구요. 나 같은 여자는 죽어야 해요.
광대 : 그렇게 생각하지마. 세상 모든 것은 다 쓸모가 있는 법이라고.
젤소미나 : 그 돌멩이는 어디에 소용이 있을까요?
광대 : 그건 나도 몰라. 그걸 알면 내가 전지 전능한 신이게. 하지만 이 돌멩이가 쓸모가 없다면 하늘의 별들도 소용이 없을 거야. 난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 왜 그 짐승 같은 놈과 같이 있는 거지?
젤소미나 : 왠지 내가 봐주지 않으면 아무도 그 사람을 봐주지 않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그 사람 옆에 있어 주는 게 좋겠어요.
마음씨 착한 젤소미나는 열등감과 빈곤 속에서 이 난폭하고 무식한 그리고 자기 욕심만 채우는 그러나 외로운 사나이를 열심히 돌봐줄려고 노력했지만, 짠빠노는 그 마음을 모른 채 술과 여자에 탐닉한 나머지 이 여자를 버리고 떠난 후 자기의 기운이 약해졌을 때 그리고 아무도 자기를 돌봐주는 사람이 없을 때 혼자 괴로워한다는 얘기다.
요즘 우리 주위에는 인정이 메마르다고 하지만 실제로 모든 사람의 가슴속에는 흐르지 못한 큰 사랑들이 많이 고여있는 것을 보게 된다.
옆에서 보면 조금만 마음을 바꾸면 서로 넘쳐나게 간직된 가슴속의 사랑을 나누며 행복을 누릴 수 있을 것 같은 부부가 많은데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것은 무엇 때문일까? 버리지 못하는 이상? 아직 용서 못한 미움일까? 깨어진 꿈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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