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10만달러 주고 산 주점을 지금은 70만~80만달러는 받아야 팔겠다고 하니…
타운업소들의 권리금 현황을 취재하기 위해 통화했던 한 에이전트의 말이다. 2~3년 새 딱 ‘더블’이 됐어요. 이렇게까지 오를 줄은 업계에서도 예상 못했습니다. 요즘 10만달러 갖고는 타운서 호떡집도 차리기 힘들어요.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달리면 가격은 오르게 마련이지만 타운업소 권리금에 대해선 ‘터무니없다’는 생각을 가진 한인들도 많다. 여기에는 미국 물정 모르는 E2 투자비자 행렬의 영향도 크다. 현재 ‘타운특별구’의 권리금은 주류 시장의 1.5배, 중국타운에 비하면 2배 이상을 호가한다. 때문에 부동산 시장 호황에 따른 자연 상승분 외 ‘거품’도 많이 들어있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셀러들의 ‘배짱’도 보통이 아니다. 조금 과장하면 ‘부르는 게 값’이다. 몇 년 전 거의 줍다시피 식당을 구입한 한 업주는 인기메뉴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자 허름한 가게 건물까지 합쳐 200만달러에 매물로 내놨다. 더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심리까지 가세하면서 다 이뤄진 딜이 막판에 깨지는 일도 종종 벌어진다.
그렇다면 비싼 만큼 영업도 잘 될까? 반대인 경우가 더 많다. 권리금이 폭등하면서 수익은 내리막길이다. 25만달러를 들여 커피샵을 오픈했던 한 한인은 신통치 않은 매상을 견디지 못해 원금도 못되는 17만달러만 받고 손을 털기도 했다. 최근 25만달러를 주고 ‘콧구멍 만한’ 커피샵을 산 한 업주는 큰 기대를 갖고 시작했는데 막상 수입은 예상액의 3분의2 밖에 안되더라며 허탈해했다.
권리금이 치솟으며 중소형 상가 가격 오름세도 엄청나다. 2년 반전 180만~200만달러면 족히 살 수 있었던 상가의 리스팅 가격이 500만달러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리스크가 크기는 마찬가지다. 고정금리를 거의 제공하지 않는 데다 최소한 30%의 다운페이를 해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경기가 침체되고 이자율이 오른다면 손해 보기 십상이다.
타운을 전문으로 10여년간 일해 온 한 에이전트는 타운 경기는 변수도 많고 매기가 한번 죽으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라며 몇 년 후 권리금 거품이 빠지면 큰 손해를 볼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해광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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