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 공립학교 최초로 지난 2000년 스타이브센트 고교에 한국어가 정식 제2외국어 과목으로 개설된 이래 올 가을 브롱스 과학고교에서도 역사적인 한국어 수업이 시작됐다. 두 학교 모두 한인학부모들의 피나는 노력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은 결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특히 스타이브센트 고교의 한국어반은 지난 3년간 큰 효과를 거둬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과목으로 승격시켜 제2의 도약을 이뤄야 한다는 분위기가 한껏 높아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불거진 담당 이재홍 교사(뉴욕대 한국어학 교수)에 대한 주·시 교육국의 교사자격증 시비는 안타까움을 낳고 있다. 이 교사는 뉴욕주 교사자격증 시험에 모두 합격했지만 제2외국어로 한국어 과목 교사 자격증 시험을 치르지 않았고 미국대학에서 한국어 학점을 충분히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 자격증 거부 이유다.
하지만 현재 한국어 과목 교사자격시험 제도조차 없고 한국어 학점 취득이 가능한 대학도 변변찮은 특수 상황을 감안, 주·시 교육국의 선처를 요청해 놓은 상태다.
뉴욕시 공립학교에 정식 한국어 과목 개설이 점차 확대되면서 이번처럼 동일한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제도적 장치 마련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하지만 수요가 있어야 공급이 있는 법. 소수의 한국어 교사 지망생을 위해 비싼 예산 쏟아가면서 주교육국이 자격시험제도를 만들리 없다. 따라서 의사나 변호사 등 전문직 직종 진출에 열성을 갖는 것도 좋지만 보다 많은 한국어 교사를 배출하는데 관심을 갖도록 한인사회내 계몽운동이 필요하다.
또 미국대학에서 한국어학과 학점 취득이 어려운 점을 감안, 한국대학과 교환 프로그램, 또는 한국대학 졸업자의 학점 인정 등 대안을 강구해야 하고 나아가 장기적으로는 고교 뿐 아니라 초등, 중등 과정에서도 한국어를 교육할 수 있는 체계적인 교과과정이 제공돼야 할 것이다.
현재 고교에서 대학 교양과목 학점을 미리 이수하는 AP과목 중 제2외국어로는 불어, 독일어, 라틴어, 서반아어에 이어 최근 이탈리아어까지 총 5개 과목이 마련돼 있다. 한인사회의 관심과 노력이 지속된다면 언젠가 한국어가 AP 과목으로 개설되는 그날이 올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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