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앨범 타이틀 스튜디오 테크닉 보다 어쿠스틱 사운드 살려
‘여름에는 댄스음악, 가을엔 발라드’라는 가요계 속설이 있다. 이제는 너무 상투적이고 낡은 구분 같지만, 아침 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부는 요즘, 실제로 많은 발라드곡들이 음악팬을 찾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 가운데 가수 이기찬의 노래가 있다.
이기찬은 화려하거나 강렬한 카리스마를 지닌 가수는 아니다. 강렬하고 톡톡 튀는 개성으로 승부를 거는 많은 가수들 사이에서 늘 조용하고 담백한 그의 모습은 때론 시대착오적으로까지 보인다.
하지만 차분히 다가와 시나브로 젖어드는 이기찬의 노래엔 처음만 강렬할 뿐, 나중에 퀭한 허전함을 주는 일부 음악에선 느낄 수 없는 깊은 풍미가 있다.
그가 24살의 나이에 벌써 7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할 정도로 기복없이 인기가 꾸준한 것도 이러한 ‘은근함의 미학’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 ‘기교보다는 담백한 음악을 들려주고 싶어요’
이기찬이 10월1일 공개하는 새 앨범의 부제는 ‘내츄럴’이다. ‘자연스러움’이란 뜻처럼 그는 이번 앨범에서 한층 더 편한 음악을 추구했다.
“쓸데없는 기교나 스튜디오 테크닉보다 노래가 주는 느낌을 담담히 살리는데 주력했죠. 그래서 가급적 피아노,기타,현 등 어쿠스틱한 사운드를 내는데 신경을 썼어요. ‘내츄럴’이란 타이틀은 그런 음악을 하겠다는 나 자신의 선언이라 할 수 있죠.”
그렇지 않아도 이기찬의 음악은 요란함과는 거리가 멀다. 그런 그가 한결 더 깔끔하고 정갈한 사운드를 지향한데는 오랜 불황을 겪고 있는 음반시장의 사정과 무관하지 않다.
“음반시장이 불황인데 적당히 앨범을 만들어선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전 노래들을 새롭게 어쿠스틱 편곡으로 수록한 것도 새로운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필요성 때문이죠.”
그는 이런 각오를 보여주듯 새 앨범 ‘내츄럴’에는 ‘플리즈’ ‘유리’ ‘춤추는 나무’ ‘또 한 번 사랑을 가고’가 편곡을 통해 이전과는 다른 느낌으로 담겨져 있다.
하지만 새로움을 추구한다고 해서 이기찬만이 지닌 매력마저 바꾼 것은 아니다. 타이틀곡 ‘자꾸만’에선 이기찬 특유의 시원하면서도 적절히 감성이 잘 절제된 보컬이 여전함을 느낄 수 있다.
# ‘구두쇠 경림이가 파리채 사오라네요’
이기찬은 조용한 이미지 때문에 종종 내성적이고 외로움을 많이 탈 것이라는 오해를 받는다. 하지만 쓸쓸한 노래의 느낌과 달리 그에겐 자주 어울리는 친구들이 있다.
우선 이효리 강타 이수영 신혜성 이지훈 등 79년생 가수들끼리 뭉친 ‘79클럽’ 멤버들이 있다. 그리고 그가 “언제나 마음 열고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라고 표현한 박경림이 있다.
이기찬은 미국 뉴욕에서 유학 중인 박경림과 그동안 자주 전화로 서로의 안부를 묻곤 했다. 그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한인 위문공연 참석차 최근 미국으로 출국해 옛 친구와 오랜만에 만날 계획이다. 이기찬은 출국 전 박경림이 그에게 부탁한 물건을 가장 먼저 챙기는 마음 씀씀이를 보였다.
“뉴욕에 간다니까, 경림이가 대뜸 쥐포하고 전기 파리채를 사오라더군요. 쥐포는 이해가 되는데, 파리채가 너무 엉뚱해 물어보니 그 구두쇠가 에어컨 전기료 아끼려고 창문 열고 지내다 보니 파리 때문에 고생해서 필요하대요.”
이기찬은 뉴욕 공연이 끝나면 함께 간 ‘79클럽’의 멤버 이효리와 후배 장나라 등과 함께 박경림의 안내로 본격적인 앨범 활동에 앞서 재충전을 겸한 뉴욕에서의 망중한을 즐길 계획이다.
스포츠투데이 김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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