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콜럼버스 데이 연휴동안 기자는 수백만명의 뉴요커(New Yorker) 및 보스토니안(Bostonian)들과 함께 6시간을 야구 경기 시청에 할애했다.
미 스포츠 통틀어 가장 치열한 라이벌인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3차전과 4차전 경기를 시청하는 도중 벤치에 앉아 턱을 괴고 처량(?)하게 경기를 지켜보는 김병현의 모습이 텔레비젼 화면을 통해 종종 비쳐졌다.
기자가 예술적으로 감수성이 풍부해서일까...아니면 문턱 앞에 다가선 가을을 감지한 일종의 노총각 히스테리 때문이었을까? 김병현이 턱을 괴고 있는 모습을 본 기자의 머리속에 로뎅의 ‘생각하는 사람’(The Thinker)이 문득 떠올랐다.
단테의 ‘신곡’(Divina Commedia)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로뎅이 조각한 ‘생각하는 사람’은 지옥의 문 앞에서 자신의 운명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인간의 내면을 표현한 작품이다.
대통령에서부터 한인사회 단체장에 이르기까지 공인(公人)들이 말 한마디, 또는 행동 하나 잘못해서 사회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된 사례를 역사는 무수히 봐왔다. 특히 최근에는 유난히 스포츠계에서 스타들의 망언과 만행이 빈번했다.
우연스럽게도 기자에게 로뎅을 생각하게 만든 김병현은 보스턴 팬들의 야유를 참지 못하고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들어 답례(?)한 댓가로 벤치 신세를 자초했으며 농구스타 코비 브라이언트는 성욕을 참지 못한 혐의로 자신의 인생을 좌우할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
유명 라디오 토크쇼 인사인 러시 림바우는 흑인 비하 발언으로 ESPN에 한번 출연하고 사표를 써야 했다. LPGA의 잰 스티븐슨은 아시안 선수들을 조롱하는 발언으로 전세계에서 가장 끈질기고 집요한 ‘코리안 네티즌’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로뎅은 ‘생각하는 사람’을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거나 남에게 피해를 줄 행동을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라 “꿈을 꾸고 그 꿈을 현실화하려는 인간을 묘사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아름다운 꿈을 생각하고 그 꿈을 현실로 옮기는 위인이 되긴 커녕 생각 없이 말을 내뱉고 행위를 저지르는 ‘잘난 공인’들에게 감히 말해주고 싶다. ‘생각하는 사람’은 머리를 숙이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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