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A버스 노조 파업이 예상했던 것보다는 훨씬 큰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버스나 전철 등 대중교통 수단과는 전혀 관련이 없어 보였던 대부분 LA시민들의 일상이 당장 파업 첫날부터 큰 영향을 받고 있다. 교통편이 없어 결석하는 학생들, 직장에 출근할 수 없는 다운타운의 노동자들, 하루 임금 전부를 택시비로 지출해야 하는 사람들. 버스노조 파업은 한인타운은 물론 LA전지역에 극심한 교통체증을 야기하고 그 여파는 프리웨이로까지 이어져 직장마다 지각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버스 이용객들이나 버스를 타지 않던 시민들 모두 이번 파업사태 속에서 불편을 실감하고 있다.
40만 명의 버스 이용객과 버스를 이용하지 않는 수백만 시민들의 교통불편을 초래한 이번 파업의 가장 큰 이슈는 교통문제와는 전혀 관계없어 보이는 노조원들의 건강보험 비용 부담을 누가 할 것인가라는 문제다. 노조는 당국이 현재 건강보험 비용으로 매월 지출하고 있는 1인당 533달러를 705달러로 상향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고 당국은 노조가 자체운영하고 있는 건강보험펀드의 부실책임이 노조에 있다면서 634달러까지만 인상할 수 있다는 입장. 결국 파업한 노조나 파업을 유발시킨 당국 모두 결국 71달러 차이를 좁히지 못해 이 소동을 벌이고 있는 것. 71달러 때문에 파업을 선택한 것은 노조만이 아니다. MTA당국도 파업을 선택한 것은 마찬가지다. 노조나 MTA 모두 40만 버스이용객과 수 백만 시민들의 불편을 볼모로 잡고 있는 셈.
버스 대중교통수단을 대폭 확대하기로 한 연방정부와의 합의 사항 이행에 무관심한 채 효용성이 의문시되는 전철 등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면서도 71달러의 차이를 협상하지 못하는 MTA당국이나 독자운영하고 있는 건강보험 펀드의 부실을 막무가내로 MTA가 부담해야 한다는 노조 모두 다시 한번 생각할 일이다. 버스파업의 피해자는 노조도 MTA도 아니다. 경제학에 ‘파레토 최적’(Pareto optimum)이란 용어가 있다. 경제외적인 요인을 배제한 단순논리로만 본다면 파업은 ‘한 사회 내의 어떤 사람의 복지를 감소시키지 않고서는 다른 사람의 복지를 증가시킬 수 없는 일반 균형의 배분상태’ 즉 ‘파레토 최적’의 상태에서 발생한다지만 이번 파업의 이슈는 시민들로서는 선뜻 고개가 끄덕여지질 않는다. 협상 일정마저 잡지 못하고 있는 MTA당국과 노조 모두 다시 한번 생각해 볼일이다. 이번 파업이 과연 합리적인 선택인지.
<김상목 기자>sangmok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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