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마켓에 이어 MTA, LA카운티 셰리프국 등 줄파업으로 LA가 홍역을 앓고 있다.
MTA정비노조 파업으로 대중교통 운행이 중단돼 수십만명의 출퇴근 자들이 겪는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슈퍼마켓 노동자 파업에 시민들은 짜증까지 난다. 계산대에 길게 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리는가 하면 노조원들의 험악한 분위기에 기가 질려 발길을 되돌리기도 한다.
한 술 더 뜨는 것은 치안업무를 책임지고 있는 경관들의 쟁의행위다. 체력이 허약하면 진급도 제대로 안 되는 치안기관에서 일하는 건장한 체구의 경관들이 어쩌다가 한꺼번에 독감에 걸려 몇 주째 결근 또는 태업을 계속하고 있다.
LA경제개발공사의 잭 카이저 수석 경제학자는 줄파업으로 인한 LA 지역 경제 손실이 매일 1,000억 달러가 넘을 것으로 추산했다.
지역 경제, 시민불편, 그리고 치안을 볼모로 실력행사에 들어간 이들의 집단행동은 명분이 뚜렷하지 않은 밥 그릇 싸움이다.
의료보험 부담금 인상 반대는 MTA파업 원인의 ‘깃털’이며 수천만달러에 이르는 의료보험 기금의 관리 권한을 MTA측에 빼앗기지 않으려는 특별이익집단의 아집이 ‘몸통’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슈퍼마켓 노조의 파업도 노조원들의 권익 신장보다는 노조 지도부와 경영진 사이의 권력 다툼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몸살 걸린 세리프국 경관들의 요구는 어처구니가 없다. 평균 연봉 7만 달러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들의 임금 3% 인상과 의료보험 비용부담 등을 근무조건 개선 요구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4만 달러가 안 되는 연봉을 받고도 파업하지 않고 있는 사람들은 무엇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 속도 배알도 없는 사람이란 생각까지 든다.
노사분규가 이토록 줄을 잇는 등 ‘파업천국’이 된 것에는 지역 정부의 책임이 크다.
정치인들은 막강한 정치자금 동원력을 가진 노조의 비위를 맞추기에만 급급했다. 일부 정치인은 또 파업을 하겠느냐며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조차 못했다. 한쪽으로 치우친 정치인들은 공정하지 않고 공평하지 않은 지도자는 신뢰받지 못한다. 그래서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말발이 먹히지를 않는다.
연일 계속되는 시위, 꽉 막힌 도로, 숨통이 막힐 것 같은 폭염과 건조한 날씨, 요즘 허탈하고 짜증나는 사람은 기자뿐이 아닐 것 같다.
김 경원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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