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지고 싶은 인간의 욕망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마찬가지인가 보다. LA타임스 주최 건강축제의 푸드 스테이지에 취재를 갔다. 많은 쿠킹 클래스 중에 인기몰이를 한 건 노화방지를 위한 요리였다.
노인층은 물론 유모차를 끌고 온 젊은 부부, 열심히 요리법을 질문하는 중년남성 등 남녀노소가 모여든 쿠킹 클래스에 젊어지는 요리로 등장한 건 다름 아닌 ‘아프리카식 땅콩 스튜’.
땅콩 8~10알이면 한 끼 식사를 대신하는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숱하게 들었지만 노화방지의 특효약인 줄이야. 요리사 셰릴 포버그가 설명하는 땅콩의 위력은 장을 깨끗하게 하는 정장 효과, 혈액중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며 혈관을 깨끗이 청소하는 역할이었다. 피가 맑아지면 몸이 젊어진다는 것.
그러고 보니 완성된 땅콩 스튜는 청국장을 연상케 했다. 청국장 특유의 냄새가 싫어 도망 다니는 아이들에게 ‘만병통치약’이니 먹어두라던 할머니의 고함소리나 셰릴 포버그의 과학적 설명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그날 저녁 푸드 채널에서는 ‘미국인이 즐겨 먹는 타민족 음식 탑 5’를 방영했다. 5위 프랑스의 크레이프(Crepe)로부터 시작돼 4위 일본의 스시(Sushi), 3위 중국의 찹수이(Chop Suey), 멕시코의 타코(Taco)가 2위를 차지했다.
1위 발표를 앞둔 짧은 광고시간. 함께 TV를 보던 친구와 ‘피자’를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그리고 한국음식이 등장할 리 만무했지만 만약이라는 가정 아래 불고기, 잡채, 비빔밥, 김치찌개, 김치볶음밥 등을 모조리 동원해봤다. 역시 불고기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는 순간 TV화면에 가장 많이 먹는 타민족 음식이 등장했다.
1위를 차지한 주인공은 이탈리아의 미트볼이 들어있는 스파게티. 스파게티도 그냥 스파게티가 아니라 쇠고기 덩어리가 반드시 들어있고 토마토 소스가 가미된 것. 후담이지만 피자는 햄버거처럼 패스트푸드의 대명사가 돼 국적을 상실한 요리가 됐다고 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이라. 한인이민사가 길어지고 한국식당에 타인종 손님들이 많아지고 있으니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음식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별 도리가 없다.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국민 건강식으로 불리는 청국장이나 감자탕처럼 한국음식은 건강에 좋다는 명성이 함께 유지될 수 있는 음식이 세계적으로 알려졌으면 좋겠다.
하은선 기자 (특집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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