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실바니아주 게티스버그 국립공원. 남북전쟁 전사자묘지에 들어서면 오른쪽에 링컨의 흉상과 함께 그의 게티스버그 연설전문이 새겨진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는 이 세상에서 절대 멸망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실 그날(1863년 11월19일) 전몰장병 추도식에서는 코넥티커트의 명연설가 에베렛이 주빈이었고 링컨의 연설은 둘러리 성격이 짙었다. 에베렛은 2시간, 링컨은 2분 연설한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그러나 링컨의 2분 연설은 후일 역사에 남는 불멸의 민주주의 좌표로 인정 받기에 이른다.
게티스버그전투의 내용을 깊이 들여다보면 링컨은 과연 훌륭한 지도자 였구나 하는 것을 느낄수 있다. 대통령이 무엇하는 사람인가.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이를 구해내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 일은 아무나 할수있는 것이 아니다. 비전과 사명감과 이를 행동에 옮길수 있는 결단력이 있어야 한다.
링컨은 미국이 두동강이 나는 것을 막기위해 평화를 택한 것이 아니라 전쟁을 선택 했다. 역사의 죄인으로 낙인 찍힐 가능성이 있는데도 그는 전쟁만이 평화를 가져올 것 이라는 신념 하나로 위기정국을 돌파한 것이다. 이것은 지도자가 앞을 내다보는 눈을 가졌을때만 가능한 결단력이다.
노예해방에 반대한 남부의 11개주는 링컨의 대통령취임 한달을 앞두고 독립을 선언해 링컨에게 타협의 여지를 남겨 놓지 않았다. 설마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전쟁부터 하랴 하는 계산도 깔려 있었다. 그리고는 남부의 대통령으로 제퍼슨 데이비스를 재빨리 선출했다. 링컨이 이때 전쟁의 결단을 내리지 않았으면 남부는 독립국가로서의 형상을 굳혔을 것이고 최소한 전쟁준비에 만전을 기하는 시간적 여유를 얻었을 것이다. 링컨은 이들의 꿈을 사정없이 부수어 버렸다. 비전이 가치를 지녀야함은 이 때문이다. 가치가 없는 비전에는 국민이 따라오지 않는다.
비전과 결단력 말고도 링컨이 보여준 또 하나의 뛰어난 능력은 군사령관으로서의 자질이다. 대통령은 정치인이다. 그러나 전쟁이 나면 군사령관이다. 여기에 대통령직의 어려움이 있다. 군인아닌 사람이 전쟁을 지휘한다는 것은 어떤 경우에는 도박 일수도 있다. 링컨은 남북전쟁에서 웨스트포인트 출신 못지않은 지휘관 능력을 발휘했다. 게티스버그전투의 병력배치도 그가 서둘렀고 지휘관 선발도 자신이 직접 했다. 그랜트나 아이젠하워같은 군인출신 대통령이면 몰라도 변호사출신인 링컨이 작전능력을 보인 것은 놀라운 일이다.
당시 남군에는 로버트 리, 토마스 잭슨, 조세프 존스톤같은 뛰어난 명장들이 있었지만 북군은 총사령관인 윈필드 스캇이 75세나 되었고 맥클레란, 미드등 장군들은 하나같이 전투에 소극적인 지휘관들 이었다. 이때 링컨은 8단계나 아래 지휘관인 그랜트장군을 파격적으로 총사령관에 임명하는 쇄신인사를 단행해 남북군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랜트가 지휘권을 잡고부터 북군이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링컨은 사람을 볼줄 알았고 쓸줄 알았다. 그리고 부하를 믿었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은 군조직에 딱 들어 맞는 말이다. 군의 사기와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남북전쟁에서 전사한 군인은 모두 52만9000명이다. 1차대전에서 미군 전사자가 11만6천명, 2차대전에서 40만5000명이 희생된것을 고려하면 남북전쟁은 실로 엄청난 유혈전쟁이다. 링컨은 이와같은 비극이 남겨 놓을지도 모르는 한을 생각해 남군을 전원 사면했다. 여론의 비난을 무릅쓰고 전범재판을 열지 않은 것이다.
링컨이 없었다면 미국의 역사는 어떻게 변했을까. 생각할수록 링컨은 위대한 대통령인 것 같다.
chul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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