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미국의 외교정책은 급진파와 보수파의 대결장이 되고 있다. 급진파는 공화당이고 보수파는 민주당이다. 클린턴 대통령 시절 안보담당 보좌관을 한 앤소니 레이크의 이 분석은 좀 이상한 느낌을 주기는 하지만 날카로운 지적이다.
부시는 지난 목요일 연설에서 인권운동가들이 오랫동안 주장해온 아랍권의 민주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레이크 자신도 민주화의 확산을 미국 외교정책의 근간으로 내세운 바 있다. 부시는 지난 60년간 서방 각국은 중동의 자유 부재를 눈감아 왔으나 그 결과 우리가 안전해지지 않았다며 장기적으로 안정은 자유를 희생해 얻을 수 없다고 밝혔다. 부시는 이어 미국은 우방인 이집트와 사우디의 민주화를 위해서도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아버지 부시의 외교정책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아버지 부시는 ‘신중’이라는 보수파 신조에 의거, 사담정권 붕괴를 외면했다. 아들 부시의 민주제국주의는 진짜 급진적인 것이다. 아랍 민주화는 먼저 전쟁을 일으켜 그 대가로 연합군에 점령당한 독일이나 일본과는 또 사정이 다르다.
그 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지만 이번 이라크 전쟁은 미국이 선택한 것이다. 부시 연설을 들어보면 이번 전쟁은 단지 사담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중동 민주화를 위한 과감한 실험인 셈이다. 부시 말대로 이라크 자유화는 세계 민주 혁명사에 기념비적인 사건이 될 것이다. 민주당은 현상 유지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부시의 이런 정책에 맞설 대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E.J. 디온/ 워싱턴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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