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캐나다의 6개 한인 크레딧 유니온(신용조합)이 지난 달 밴쿠버에서 만났다.
한국에 나가 성공 사례를 발표했을 정도로 모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밴쿠버의 ‘샤론 크레딧 유니온’이 다른 5개 조합을 초청해 이뤄진 모임이었다. 별개의 법인체지만 ‘크레딧 유니온은 하나’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호스트를 자처한 샤론측은 치밀한 준비와 세심한 배려로 나흘간의 행사를 매끈하게 치러 냈다.
하지만 더 눈길을 끈 것은 샤론이 보여준 나눔의 자세. 우선 성공 노하우를 서로 배우자는 취지에서 행사를 마련했다. 또 수십 명의 항공료와 숙식비는 물론 관광요금까지 부담하고 제각기 따로 오는 손님들을 공항에서 픽업했다. 이사진은 물론 직원까지 참여해 모든 행사를 시종 미소 속에 진행, 주인의 예를 다했다.
참석자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식사 메뉴 선정 같은 작은 부분까지 정성을 기울였다. 그 뿐 아니다. 연례화 결정이 내려진 이 행사를 내년에도 주최하기로 하는가 하면 앞으로 크레딧 유니온 홍보 포스터를 제작, 타 지역에도 나눠주기로 했다.
손님들이 미안해 할 정도의 융숭한 베풂이어서 ‘고객 감동 서비스’의 샘플을 보는 듯 했다. 외부 사람들에게 이 정도라면 자신들의 고객인 조합원들에게는 얼마나 더 하랴. 높은 예금이자와 낮은 대출이자를 적용하면서 미소로 고객을 맞는 것은 기본이고 단체에 모임 장소를 거의 무료로 빌려주고 조합원 자녀의 캠프 참가비를 대주는 한편 론 이자의 일부를 환불해 주고 이익 배당을 실시하는 샤론 크레딧 유니온. 전체 한인의 25% 가량을 조합원으로 확보한 것이 조금도 이상하지 않다.
샤론의 이같은 비즈니스 방식은 불경기의 긴 터널을 지나는 한인 업소들에 좋은 시사점을 던져 준다. 다른 조건이 동일할 경우 ‘고객 감동 서비스’를 실천할 수 있는 업소의 성공 확률이 더 높은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
귀가 길에 밴쿠버 공항에서 본 표지판이 생각난다. 터미널 천장에 걸린 그 표지판에는 1분, 3분, 5분 그런 식으로 각 게이트까지 걸리는 시간이 적혀 있었다. 꼭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되지만 승객들을 위해 ‘한 걸음 더 나가는’ 마음이 느껴져 인상적이었다.
성공을 희구하는 업주라면 고객 서비스와 관련, ‘속옷을 가지고자 하는 자에게 겉옷까지도 가지게 하며, 억지로 오리를 가게 하거든 그 사람과 십리를 동행하라’는 성경 구절을 가슴에 새길 만하다.
김장섭<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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