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주지사 취임선서와 함께 가주는 바야흐로 아놀드 슈워제네거 시대로 접어들었다. 3,300만의 인구를 가진 가주는 GDP로 따질 경우 세계 5위의 큰 나라일 뿐 아니라 첨단 및 연예 산업, 최신 유행과 조류에 있어 미국을 이끌어 가는 곳이다. 더더구나 지금 가주는 하이텍 버블의 붕괴와 사상 최고의 재정적자 등 근래에 보기 드문 위기에 놓여 있다.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가주를 이끌어갈 행정 수반의 책임은 어느 때보다 무겁다 하지 않을 수 없다.
’배우 출신이 과연 정치를 제대로 할까’ 하는 일부의 의구심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그는 리처드 리오단 전 LA 시장, 조지 슐츠 전 국무장관, 워런 버핏 투자 전문가 등 탄탄한 팀을 짜 일단 출발은 순조롭다는 평을 받고 있다. 취임하자마자 캠페인 기간 약속한 대로 자동차 등록세 인상을 원래대로 철회하고 재정난 해결을 위한 특별의회를 소집한 것은 유권자들에게 일단 ‘행동하는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심어줬다 봐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진짜 힘든 일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번 자동차 등록세의 원상 환원으로 가주 재정 적자는 40억달러 더 악화되게 됐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묘책 마련은 쉽지 않을 것이다. 비즈니스의 발목을 잡고 있는 종업원 상해보험제 개선과 각종 규제 철폐 또한 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의 협조가 없이는 힘들 전망이다.
그러나 이보다 한인 등 소수계 입장에서 우려되는 것은 슈워제네거가 이민자 출신임도 불구하고 일반 이민자와는 다른 길을 걸어온 그의 과거 때문에 우리들의 고충을 잘 이해하지 못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벌써부터 불법체류자에게 운전면허를 주기로 한 법을 뒤엎으려 하고 이들에게 교육 의료 혜택을 박탈하려 했던 주민발의안 187 지지자들을 옆에 두고 있는 점도 그렇다. 한인 사회 지도자들도 새 주지사 취임을 강 건너 불 보듯 바라보고만 있을 게 아니라 지금부터라도 유대 관계를 맺고 우리의 입장을 전달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슈워제네거는 취임사에서 케네디를 인용, 환상이 없는 이상주의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빈털터리 이민자에서 가주 최고위 공직에 오른 슈워제네거의 주지사 취임을 환영하며 올바른 지도력을 펼쳐 위대한 가주를 만드는데 앞장서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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