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미합중국 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가 댈러스에서 암살 당한지 만 40년이 되는 날이다.
40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1963년 11월22일 댈러스 시내에 울려 퍼졌던 3발의 총성은 시간의 흐름에 휩쓸리기를 거부한 채 끝없는 공명음을 이어가고 있다.
그날 오후 12시30분께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리무진으로 딜리 플라자 광장을 지나고 있었다. 당시 댈러스는 케네디 행정부에 적대적인 극우파의 근거지로 꼽혔던 곳. 하지만 대통령의 모터케이드 행렬이 지나가는 연도는 25만명의 환영인파로 붐볐다.
대통령 부처와 같은 차에 타고 있던 존 코널리 텍사스 주지사의 부인 넬리는 예상밖의 환영열기에 놀란 듯 케네디를 향해 댈러스는 대통령을 사랑하고 있다는 덕담을 건넸다. 그러나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딜리 플라자광장에 총성이 울려퍼졌다.
케네디는 1,000일간의 짧은 임기동안 흑인들의 민권을 옹호하고 우주탐험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한편 쿠바 미사일 위기에서 소련을 물러서게 하면서 핵전쟁을 막는 눈부신 업적을 남겼다. 많은 사가들은 그가 베트남 전쟁을 확대시켰고 카스트로 정권의 타도를 시도하려다 국제 망신을 당한 피그스만 사건 등을 들어 그를 그저 평범한 대통령으로 평가하지만 지난주 캘럽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미국인들은 그와 에이브러햄 링컨을 미 헌정사상 가장 위대한 대통령으로 꼽았다.
케네디 시절을 모르는 18∼29세 미국인들의 4분의 3이 그를 훌륭한 위인으로 평가했다. 지금도 역사의 비극이 서린 댈러스의 딜리 플라자 광장으로 매년 220만명이 ‘순례’를 떠나는데 이들 가운데 3분의 2는 케네디 암살 이후에 태어난 사람들이다.
정부당국을 비롯해 대부분의 주류 역사학자들은 40년전 오후 12시30분께 퍼레이드 루트에 위치한 창고건물 6층에 숨어 있던 리 하비 오즈왈드가 단독으로 케네디를 암살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오즈월드는 케네디가 사망한지 1시간도 되지 않아 그날로 극장에서 체포돼 이틀 후 경찰의 호송을 받으며 구치소에서 이송되는 중 잭 루비라는 나이트클럽 업주에 의해 사살됐다. 이 총격사건은 전국 TV에 생중계로 포착됐다. 하지만 아직도 미국인들의 75%는 암살 배후에 음모가 있었다고 믿고 있다.
수백권에 이르는 책과 TV쇼, 특히 논쟁을 일으킨 올리버 스톤 감독의 영화 ‘JFK’(1991) 등은 ▲마피아 ▲중앙정보부(CIA) ▲소련 ▲카스트로 정권 ▲반공 쿠바단체 ▲연방수사국(FBI) ▲린든 B. 잔슨 부통령, 심지어 ▲연방준비회(FR) 등이 연루된 음모설을 제기하고 있다.
음모론이 무성히 가지를 치자 진상조사에 나선 워런 특별조사위원회는 1964년 음모의 증거는 없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15년 후 연방하원 특별조사위원회는 2명의 저격수가 사건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제시하고 나섰다. 상황이 복잡하게 꼬이자 법무부는 1988년에 케네디 암살 음모가 있었다는 설득력 있는 증거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음모설을 믿는 제임스 페처 미네소타대 철학교수는 ‘워런 위원회 보고서가 너무나도 허점이 많아 정부당국이 국민에게 거짓말하고 있다는 의심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케네디에 대해 저술한 역사학자 로버트 달렉은 오스왈드와 같은 보잘것 없는 사람이 케네디를 암살했다고 믿기 싫은 사람들이 음모론을 통해 위로를 찾는다고 해석했다.
CBS방송이 1998년에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7%가 케네디 암살에 관한 진실은 영원히 미스테리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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