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국민타자’ 이승엽이 결국에는 일본행을 택했다. 메이저리그 구단에서 준다는 것보다 많은 돈으로 자존심을 치켜 세워준 일본 롯데 마린스에서 뛰기로 했다.
그 결정을 이해하기가 어려운 것은 아니다. 사실 요즘 한국에서 날리는 스포츠 스타들은 한국에서 ‘빅리그’를 비웃는 돈을 받기 때문에 ‘꿈의 무대’만 고집하기가 어렵다. 비현실적이다.
한국에서는 미국에서처럼 방송사들이 엄청난 돈을 주고 중계권을 사는 것도 아니고 관객입장 수입도 거의 없다. 미국에서는 LA 레이커스와 같은 경우 1,000∼10만 단위로 시즌티켓이 팔리고 100달러짜리 당일 경기 티켓은 돈주고 사기도 어렵다. LA 다저스도 좋은 자리들은 1,000달러 단위 시즌 티켓으로 미리 다 팔린다. 또 최근 캔사스 대 미시건 스테이트 대학농구 경기에는 7만명 이상이 몰려들어 신기록을 세웠다. 한마디로 흥행이 되기 때문에 선수들의 그에 대한 대가를 받는 것이다.
그러나 경기 입장권이 몇 천원에 불과한 한국에서는 ‘장사’가 안 되는데도 회사 홍보가 목적인 대기업들이 구단주라 경기장은 텅 비었어도 최소한 잘 나가는 한국선수들은 ‘빅리그’를 초월하는 대우를 받고 뛴다. 여자농구를 예를 들면 WNBA 평균연봉은 4만5,000달러 정도지만 한국에 용병으로 가면 한 달에 그 만큼을 주는 팀도 있다. 시애틀 스톰에서 4만달러도 못 받았던 한국 여자농구의 간판스타 정선민은 최근 그 3배 정도를 받고 국민은행 농구단으로 이적했다.
’하킬 오닐’ 하승진, 연세대 스타 방성윤, 동양 소속 국가대표 포인트가드 김승현 등 한국에서 NBA 진출을 들먹이는 남자농구 선수들도 한국에서 NBA 미니멈 연봉이 우스운 돈이 ‘보장’돼 있기 때문에 이것저것 잴 것들이 많다. 게다가 한국에서는 결과적으로 상업적인 문제를 국가적 자존심 문제로 돌리는 경향이 있어 결정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여하튼 이승엽의 일본행 결정도 ‘큰 도박’이다. 실패할 경우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30살을 바라보는 이승엽을 더 이상 거들떠보지도 않을 것이며 일본에서도 안 통하는 ‘동네야구’ 홈런왕이라는 비난이 들끓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이승엽에게는 자존심 문제가 됐다.
이 규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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