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사망 원인의 25%가 혈액순환 장애로 인한 뇌졸중과 심장병이다. 나이가 많더라도 몸을 꾸준히 움직여 피가 혈관을 잘 흐르게 하면 이러한 질환에서 비켜갈 수 있다고 한다. 바지런히 움직여야 살 수 있는 구릉지대나 중간산지대의 마을에 100세 이상 노인이 많은 것이 증거다.
남미 에쿠아도르 남쪽지역의 한 안데스 산골마을 주민들은 하루 섭취 권장량 2,500칼로리에 턱없이 못 미치는 1,500칼로리로 거의 온종일 일하면서도 100세 이상이 4,500명 가운데 13명이나 됐다.
얼마 전 한국에서 100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다수가 살짝 데친 야채, 된장, 잡곡 등을 즐겨 먹는다고 말해 동물성보다 식물성 음식에 대한 선호도를 드러냈다. 운동과 섭생은 장수의 2대 비결이다.
마지막 세 번째 비결은 건강한 마음이라고 한다. 한인타운 인근 노인아파트에 사는 한 흑인할머니는 올해 104세다.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면서도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거의 매일 아파트 1층 로비에 나와 오고가는 사람들과 웃는 낯으로 “하이, 댕큐” 하며 인사말을 주고받는다. 장수의 3가지 비결을 실천궁행하던 ‘커뮤니티의 대부’ 김명한 옹이 엊그제 103세를 일기로 한인사회와 작별했다. 김 할아버지는 아침 5시30분에서 6시 사이에 어김없이 일어나 저녁 8시~8시30분 취침 때까지 몸을 가만히 두지 않았다고 한다.
‘김방앗간’ 문을 연 뒤 쌀을 물에 담그고, 큰 주걱으로 쌀을 씻고, 떡방아에 집어넣는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점심식사 후에는 다운타운에 있는 창고에 가고 오후에도 적당히 몸을 움직였다. 비즈니스와 관련된 일이지만 운동은 운동이다.
김 할아버지는 된장찌개를 즐겨 먹고, 보리밥, 생선 등을 좋아하고 익힌 고기는 멀리했고 보약은 입에 대지 않았다. 술과 담배는 절대 금했다. 무슨 종교적인 이유에서가 아니라 오로지 건강에 나쁘다는 게 이유였다. “손에 균이 득실거린다며 지나칠 정도로 손을 자주 씻는 청결함이 몸에 뱄다”는 주위의 전언이고 보면 할아버지의 건강관리는 남달랐던 모양이다.
또 하나 김 할아버지의 장수에서 ‘무욕’을 빼놓을 수 없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성격이고 검소하게 살면서 남는 것은 이웃에게 베푸는 자세”가 김 할아버지의 건강을 지켜주었다는 게 가족의 말이다. 100여 직계가족에게 모범시민이 될 것을 강조하고 노인복지와 장학사업에 열정을 쏟은 고인의 건강한 마음이 ‘참 보약’이 아니었나 싶다.
새해벽두에 ‘타운의 할아버지’를 잃었지만 고인의 ‘조용하면서도 진했던’ 고인의 삶은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박봉현 미주본사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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