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조기 유학생들이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학부모, 정신과 전문의들로부터 제기되고 있다.
수년전, 보다 나은 교육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자녀들을 시카고에 조기유학보낸 모씨는 얼마 후 자녀가 학업을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우울증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는 곧바로 시카고로 달려왔다. 그동안 학교생활을 잘 하는 것으로만 믿었던 아들이 문화적 차이와 언어장벽 등으로 인해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우울증에 빠진 사실을 알고는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이후 미국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가 치료를 받은 그 자녀는 이제 거의 완쾌돼 정상적으로 활동하고 있으나 모씨는 우울증으로 인해 고생하는 한인 학생들을 보면 왠지 남 일 같지가 않은 느낌이다.
정확한 통계수치는 확인되고 있지 않지만 이처럼 한국과 미국의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우울증에 걸리거나 우울증세를 호소하는 조기유학생들이 적지 않으며 이들은 대개 증세가 심각해 진 후에나 학교 상담원이나 정신과 전문의를 찾는 등 치료시기를 놓치기가 쉬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서이식 정신과 전문의는“청소년 시기는 감정이 예민해지고 심리적으로도 불안감이 많아 부모나 친구, 친지들로부터 특별한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시기로 특히 문화와 언어가 다른 나라에서 생활하는 조기유학생들은 우울증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며 “또한 대부분의 학생들이 자신이 우울증에 빠져 있다는 사실조차도 모른 채 지내가다 증세가 악화돼 학교생활이 어려워지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서씨에 따르면 한인들의 경우 우울증에 대한 인식이 적어 상태가 심각해져서야 비로소 전문의를 찾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면서 우울증 등 정신적인 문제는 조기치료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형준 기자>
jun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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