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네티컷 최남단에 자리잡고 있는 페어필드 카운티는 브롱스 상권과 맞물리는 대표적인 뉴욕시의 위성 지역이다.
미국의 내노라하는 부호들이 모여 산다는 그리니치, 스탬포드, 웨스트포트, 뉴케이넌 등이 위치한 페어필드 카운티는 주거 및 교육 환경이 뛰어나 최근들어 경제적으로 안정된 사람들의 이주지로도 큰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뉴욕과 북부 뉴저지 지역의 경제환경이 악화되면서 뉴욕 한인들을 비롯한 타주 상인들의 새로운 비즈니스 권역으로 부상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또한 ‘리틀 맨하탄’이라고 불리는 스탬포드의 금융산업과 브릿지포트 일대의 전기, 전자 공업과 정밀기계 제조업 등은 미국을 대표하고 있다.
■한인사회
페어필드 카운티의 한인 인구는 현재 약 4,000명(유학생 포함)으로 뉴헤이븐 카운티나 하트포드 카운티 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숫자의 한인들이 거주하고 있다.이같은 이유는 페어필드 카운티가 다른 지역보다 부촌이 많이 형성돼 있어 거주비용이 비싸기 때문.
주택가격이 롱아일랜드 그레잇넥이나 맨하셋 등과 버금갈 정도로 높아 경제적으로 안정되지 않은 경우 쉽게 정착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한인 가정들이 밀집해 있는 곳은 스탬포드와 브릿지 포트, 포체스터, 댄버리, 노웍 등으로 우수 학군 지역이다.
한인들의 직종은 대부분 교수,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와 직장인으로 오래 전에 유학을 와 정착한 사람들로 20∼30년의 미국 생활을 통해 경제적으로 안정된 계층이다.하지만 최근 5∼6년 전부터 페어필드카운티 한인커뮤니티에 새로운 현상이 나타나면서 일대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뉴욕일원 한인상인들이 제살깎기식 경쟁과 영업규제 등 악화된 경제환경을 탈출, 이 지역으로 대거 몰려들면서 뉴욕 및 뉴저지에서 출퇴근하는 한인 비즈니스 유동인구가 급격하게 늘고 있는 것. 특히 그리니치와 스탬포드, 노웍 지역은 맨하탄이나 북부 뉴저지에서 차량으로 1시간 이내 거리에 위치, 뉴욕 ‘일일 생활권’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한인 상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비즈니스
한인 부동산업자들에 따르면 최근들어 페어필드 카운티 지역의 스탬포드, 그리니치, 노웍, 브릿지 포트 등지에 운영중인 한인 업소는 세탁소, 네일, 청과상, 델리, 의류점, 태권도장, 뷰티서플라이, 식당 등 대략 300여개 업소.
지난 90년대 말 100개 업소 미만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폭발적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한다.특히 세탁 및 네일살롱 업계 경우 한인업소의 점유율은 이미 전체 업소의 50%를 넘어선 상태다.
작년 6월 스탬포드에 문을 연 차밍스파 네일살롱의 유애자(퀸즈 플러싱 거주) 사장은 과포화 상태를 빚고 있는 뉴욕보다 경쟁이 없을 것 같아 이 곳에 오픈하게 됐다며 벌써 수년전부터 뉴욕의 많은 네일살롱들이 커네티컷으로 이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처럼 급속도로 한인비즈니스들이 늘어난 것은 무엇보다 거주지를 이전하지 않고도 뉴욕시에서 출퇴근하며 업소를 운영할 수 있다는 잇점 때문으로 이같은 현상은 갈수록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는 게 지역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지역 한인들은 뉴욕이나 뉴저지 지역에 비해 단시일 내에 고소득을 올리는 것은 무리지만 범죄율이 현격히 낮고, 주정부의 영업규제가 덜 심하다는 점 때문에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하는데 적합한 지역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스탬포드 소재 서울 부동산의 김석준 사장은 페어필드 카운티는 전통적으로 뉴욕시의 위성지역으로 인구나 상권 등에서 뉴저지 지역보다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 그동안 한인들의 진출이 미약했던 곳이었다며 그러나 뉴욕에서의 과당 경쟁과 임대료문제로 인해 그리니치, 스탬포드, 노웍 등으로 업소 이전을 꾀하는 한인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한인 비즈니스 종사자들의 유입이 가속화되면서 그동안 뉴욕과 가까운 지역적 특성 때문에 발달할 수 없었던 한인 대상 업소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지난 2년전 ‘이도식당’이 노웍에 문을 열었는가 하면 지난해 12월에는 스탬포드 다운타운에 4,000스퀘어피트 규모의 대형 한·일식 전문식당인 ‘이가네’가 오픈, 이 지역 한인 및 주류인사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영업활동을 시작했다. 또한 이발소와 미용실, 사우나 등 서비스 업종이 잇달아 문을 열고 있는 추세다.
이가네 식당 정종효 사장은 한인 비즈니스 인구 유입이 빨라지면서 한식 식당의 필요성이 크게 대두돼 오픈하게 됐다며 한인 비즈니스 유입 속도를 감안하면 앞으로 수년 안에 한인들을 대상으로 한 식당이 추가 오픈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노열 기자>
■[인터뷰]강병국 커네티컷 한인회장
페어필드 카운티는 과당경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뉴욕지역 한인상인들의 또다른 비즈니스 영역이 될 것입니다
웨스트포트에서 12년째 킹스 파이널터치 세탁소를 운영하고 있는 강병국(53) 커네티컷한인회장은 페어필드 카운티를 한인 상인들의 향후 비즈니스 유망지로 평가했다.
강 회장은 뉴욕에 한인상권이 발달하기 시작했던 1983년부터 퀸즈 써니사이드에서 약 10년간 세탁소를 운영한 바 있는 뉴요커였다.그런 그가 페어필드 웨스트포트로 사업장소를 옮긴 것은 뉴욕지역에 세탁소들이 급증하면서 비즈니스 환경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물론 동종업종이 많이 생기면 한인상인들의 파워를 키울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과당경쟁이 심화되면 결국 제살 깎아 먹는 게 아닙니까
강 회장은 지난 5∼6년전부터 페어필드 카운티에 세탁소와 네일살롱이 빠르게 들어서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한인상인들간 과당경쟁의 문제는 발생하고 있지 않다며 한인 상인들의 근면 성실함은 타 상인들에게 모범이 되며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한인상인들의 유입이 계속해서 빨라지고 있어 앞으로는 지역 상공인협회와 같은 단체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면서 한인상인들이 많이 밀집해 비즈니스하고 있는 지역의 주민 및 정부 등과도 관계를 돈독히 해나가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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