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사는 기간이 오래되다 보면 이런 저런 인연이 얽혀 모임에 나가야할 경우가 있다.직업상 한인단체 행사가 어떠했는 지에 대해 현장을 취재한 기자로부터 이야기를 듣기도 하지만 직접 갈 때도 있다.
신년이 시작된 1월, 단체나 동문회 등에서 회장 이취임식을 갖는 곳이 많으며 신임 회장은 취임사를 발표하기도 한다.얼마전 참여한 어느 중고등학교 동문회에서 새로 선출된 회장은 그동안 한국의 모교에만 보내던 장학금을 뉴욕의 동문 자녀들에게도 주겠다며 임기동안 장학기금을 든든히 조성하고 장학위윈회가 자리잡게 하겠다는 인사말을 했다.
신임회장의 발언으로 종자돈 3,000달러에 그 자리에서 수천 달러가 모금되어 첫번째 수혜자로 오래전 총기사고로 척추마비된 동문 자녀에게 일부의 장학금이 수여되었다. 앞으로 장학금 수여 액수도 올리고 수혜자도 늘리겠다고 한다.
이곳 뉴욕에 이민와 살면서 한창 교육비가 많이 들어갈 가정에 엄마 아빠가 졸업한 학교의 동문들이 주는 장학금은 자녀들에게 가족, 고향, 모국에 대한 애착심을 심어줄 것이다. 아무리 저 집은 형편이 넉넉해 보인다고 해도 대학생 자녀가 한둘만 있으면 학비 및 기숙사비, 책값과 용돈 등 아이에게 들어가는 씀씀이가 보통 아니다. 자녀가 아이비 리그를 다닌다
고 하면 그야말로 아버지나 어머니의 1년 봉급이 고스란히 들어갈 정도일 것이다.
전문직 부모 경우 세금 보고가 많으면 아이가 아무리 공부를 잘해도 장학금이 나오지 않기도 한다. 기존의 한인장학재단 중에는 개인이 재산을 희사하여 발족된 장학재단이 10년 이상 장학금을 수여하여 사회의 귀감이 되기도 하고 한인단체나 향우회, 동문회, 교계 등에서 꾸준히 장학생을 선발하고 있으며 최근 한인은행도 장학재단 설립을 발표했다.
뉴욕한국일보는 이미 1984년부터 20년 이상 뉴욕한국일보 장학금을 선발, 수혜자 수 백명이 현재 30, 40대로 한창 미 주류사회와 한인사회의 뛰어난 인재로 일하고 있다.그러나 그 수에 비해 학생수가 월등하게 많다보니 주위에서 한인단체 장학금을 받았다는 말을 듣기 힘들다. 또 같은 회원이나 동문 자녀 외에 장학금 수여대상을 전 동포 자녀로 넓혀야 할 것은 물론 이러한 장학재단은 점차 늘어나야 할 것이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이다.
또한, 어느 신임회장 취임사 중 한인사회가 원하는 단체가 되겠다는 심플한 한마디가 귀에 쏙 들어온 적이 있다. 단체라는 이름만 내걸고서 먹고 마시고 노는 친목(그것은 계모임에만 적합하다)에 그치거나 심지어 한인사회에 폐를 끼친다면 차라리 문을 닫는 것이 나을 것이다. 모름지기 공인된 단체로 이름을 내건다면 한가지라도 한인사회를 위해 일하는 것이 있어야 한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한 단체를 이끌어가려니 임원이나 이사회비 등으로 사무실 유지도 벅찰 것이다. 또 회장이 되기도 어렵지만 직무수행에 외조나 내조 없이는 아무런 일도 할 수 없다. 회장 자리가 얼마나 힘든지 서로 그 자리를 고사하느라 신임회장 선출에 진통을 겪은 단체도 있지만 단독 입후보로 회원들에게 과반수 찬성을 얻어 겨우 회장을 선출한 단체도
있다.
한인사회에 워낙 성격과 방향이 다른 단체와 모임이 다양하게 있다보니 그 운영방식조차 다 다르다. 어느 단체는 야유회를 갈 때면 대형 콘테이너 한 박스를 임원들에게 하나씩 배당하여 그곳에 지정된 반찬 한가지를 해서 가져 오라하고 매달 있는 이사회는 사무실에서 회의를 진행하며 저녁을 김밥으로 때우는 등 그야말로 알뜰살뜰 살림을 꾸려가면서 한인들에게 정말 필요한 법적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신년이 되면서 각 단체와 모임의 회장이 많이 바뀌고 있다. 진정 한인사회가 원하는 단체로 거듭 나려면 신임회장, 임원, 회원 모두 자체 검열이 필요할 때이다. 이 역시 한인사회를 위한 단체라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을 것이다.
민병임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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