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태권도연맹(USTU)과 미국올림픽위원회(USOC)의 대립이 수습국면을 맞게 됐다. 이는 ‘태권도를 살려야 한다’는 대승적 입장에서 이상철 회장 등 현 회장단이 올림픽위 측의 권고안을 수용, 일괄사표를 제출함으로써 이루어진 것으로, 태권도연맹의 올림픽위원회 퇴출위기는 일단 해소됐다. 이로써 미국에 태권도 연맹이 창설된지 30년만에 한국인 집행부 시대는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됐다.
어찌 보면 씁쓸한 타결이다. 또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태권도 총체적 위기설이 파다한 시점을 맞고 있어 하는 말이다. 세계태권도협회(WTF) 총재이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인 김운용씨가 한국에서 비리혐의로 구속 수감됐다. 이와 함께 제기되는 당장의 우려는 태권도의 올림픽 종목 유지가 과연 가능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김 총재의 구속은 개인의 몰락 차원을 넘어 한국 문화의 대표격인 태권도의 위상까지 위태롭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USTU와 USOC 두 단체의 대립이 표면화 된 것은 지난해 10월 정기총회 때로, 올림픽위원회는 재정문제, 대의원 자격문제 등으로 USTU의 회원자격을 박탈했다. 태권도연맹은 이 조치에 반발해 두 단체간의 대립은 미묘한 인종갈등 양상까지 보이면서 법정소송으로 비화될 상황에까지 이르렀으나 현 회장단이 용퇴를 결정함으로써 결국 수습국면을 맞게 된 것이다.
이번 사태는 여러 가지를 말해 주고 있다고 본다. 내부의 갈등은 외부의 간섭을 불러온다. 이번 사태가 주는 중요 메시지다. 미올림픽위와 태권도연맹이 대립상황을 연출하고 있는 와중에 몇몇 태권도 단체가 자신들의 단체를 USOC 공식 단체로 인정을 해달라는 로비를 벌였다는 소리가 들린다. 왜 이런 사태가 빚어졌는가를 알려주는 단서가 된다는 생각이다.
이번 사태는 동시에 태권도의 소중함을 새삼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는 생각이다. 태권도는 미국사회에서 한국인의 위상을 높이는데 가장 큰 몫을 담당해 왔다. 조그마한 중소도시에 가도 태권도장이 있다. 이처럼 미국의 방방곡곡을 파고든 태권인들은 한국인의 얼을 알리는 첨병 역할을 해왔다.
과거는 과거다. 위기는 그리고 기회도 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국 태권도의 비전을 새롭게 펼쳐야 한다. 그럼으로써 태권도의 위상을 다시 살려야 한다. 이것이 미주의 태권도인들에게 주어진 과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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