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시장실과 LA경찰국은 지난해 연말부터 아시아계 커뮤니티를 상대로 대대적인 이중언어 구사 경관 모집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동양선교교회에서는 이중언어 구사자 모집 엑스포가 하루 종일 진행됐었다. 즉석에서 필기시험이 치러지고 우수한 근무환경과 대우 등이 자세히 소개된 이날 행사 시작 전에 열린 기자회견에는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제임스 한 LA시장, 윌리엄 브래튼 LA경찰국장, 폴 김 커멘더 등 최고 공직자들이 참석해 한국어 등 주요 이중언어를 구사하는 경관 부족으로 경찰국이 겪는 어려움을 실토했다.
그로부터 2개월 뒤 1월15일 시 당국은 차이나타운에서 이중언어 구사자 모집 캠페인을 다시 한번 가졌다. 기자회견을 서두로 시작된 이날 행사에서 한 시장과 브래튼 국장은 시 전체 인구의 25% 정도를 아시아계 이민자가 차지하고 있는 반면 경찰국 내 아시아계 경관은 5.5%를 넘지 못한다며 아시아계 경관 증원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런데 최근 연달아 보도된 시 당국자의 발언은 아시아계 경관 증원 계획의 시행 가능성과 이를 추진하고 있는 정치인들의 동기에 의구심을 품게 한다.
브래튼 국장은 아시아계 경관을 더 뽑겠다고 말한 지 1주일만인 27일 LA경찰위원회 정기모임에서 “LA경찰국에는 현재 예산이 허용하는 것보다 23명이나 더 많은 수의 경관들이 근무하고 있다”며 “재정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경관 증원은 어렵다”고 말했다.
비슷한 내용의 발언은 이 달에도 이어졌다. 이 달 5일 정기 기자간담회에서 브래튼 국장은 “예산이 허용하는 정원인 9,211명보다 20명 더 많은 경관이 현재 근무하고 있다”며 “매달 20명 안팎의 경찰관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경찰을 떠나는 실정을 고려할 때 오는 4월께 40∼50명을 새로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석하자면 급여를 지급할 예산이 없어 3월까지는 신규경찰을 채용할 수 없고, 캠페인에 마음이 동해 지원한 젊은이들이 있더라고 사직하는 경찰들로 인해 빈자리가 생길 때나 경찰복을 입을 수 있다는 뜻이다.
경찰력을 증원하는데 인원 증강보다 중요한 것은 예산이다. 지원자가 아무리 많더라도 이들을 훈련을 시키고 고용할 수 있는 재정이 없으면 경찰력 증원은 있을 수 없다. 가장 중요한 사안을 고려하지 않은 채 스스로 아시아계 경관 수를 늘이겠다고 선언한 시 당국. 이번 경관 증원 계획이 “우리는 이 정도로 열심히 한다”는 것을 과시하는 것 외에는 어떤 실효성이 있을까에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김 경 원<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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