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포 랜든 다나븐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6연속 올림픽 본선진출을 노리는 미국 축구가 영원한 라이벌 멕시코와 건곤일척의 한판승부로 격돌한다. 10일 오후 6시(서부시간)부터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할리스코 스테디엄에서 벌어지는 아테네올림픽축구 북중미 지역예선 준결승은 미국과 멕시코 양팀에게 아테네행 티켓의 환호냐, 탈락의 쓰라린 눈물이냐를 결정할 운명의 한판승부다. 2장뿐인 북중미 지역의 올림픽 본선티켓이 이날 두 준결승(미국-멕시코, 온두라스-코스타리카) 결과로 결정된다. 부연설명이 필요없는 외나무다리 승부다.
이날 경기는 올림픽 본선티켓이 걸려있지 않았더라도 양국 모두 절대로 질 수 없는 자존심 대결이다. 이미 지난해 11월 벌어진 야구 올림픽 지역예선에서 멕시코에 일격을 맞는 바람에 탈락, 디펜딩 올림픽 챔피언이자 종주국으로서의 체면이 땅에 떨어진 미국으로선 이번에 축구에서 멕시코를 희생양 삼아 올림픽 티켓을 따낸다면 정말 달콤한 복수가 될 것이다. 하지만 복수에 대한 염원은 미국보다 멕시코 쪽이 더 강렬하다고 해야 한다. 축구에서만큼은 항상 미국을 한 수 아래로 여겼음에도 불구, 지난 10여년간 주요경기에서 심심찮게 미국에 일격을 맞았고 특히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16강전에서 미국에 당한 0-2 패배는 그야말로 나라 전체를 충격 속으로 몰아넣었던 ‘참사’였다. 그 뼈저린 패배의 아픈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 멕시코로서는 이번 외나무다리 충돌에서 미국을 꺾고 올림픽 본선 티켓을 따낸다면 그 감격이 얼마나 대단할 것인지는 직접 보지 못해도 대략 짐작이 가능하다.
객관적인 양팀의 전력은 백중세로 평가된다. 미국의 강점은 막강한 공격진. 미국축구를 대표하는 스트라이커로 떠오른 랜든 다나븐을 비롯, 떠오르는 스타 드마커스 비즐리, 그리고 바비 콘웨이 등 소위 ‘B-C-D라인’으로 불리는 현 미 월드컵 대표팀 소속 3인방을 앞세워 고감도 파괴력을 자랑한다. 특히 다나븐은 한일월드컵 멕시코 전에서 2번째 골을 터뜨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던 전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멕시코의 전력도 만만치 않다. 특히 광적으로 멕시코를 응원할 6만 대관중이 뿜어내는 열기와 멕시코에 우호적일 심판을 생각할 때 미국으로선 상당한 핸디캡을 안고 경기에 임하는 셈이다. 다나븐은 어떤 때는 차라리 스패니시를 몰랐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들만큼 지독한 말이 쏟아져 들어온다. 하지만 (스패니시를 몰라도) 뜻을 이해하는데는 아무런 문제도 없을 것이라며 그들(멕시코팬들)은 정말 우리를 미워한다고 말했다. 비즐리는 욕설을 듣겠지만 그런 경기에서 승리하면 훨씬 더 달콤하다면서 경기가 기대된다고 일전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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