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양서/은퇴교수>
얼마 전 35년 간 대학에서 가르치고 은퇴한 70대 중반의 노인이 몰고 가던 차를 길가에 처박고 실신한 일이 있 었다.
얼마 후 정신을 차려 보니 바퀴가 하나 떨어져나갔고 몸도 말이 아니었다. 겨우 일어서서 자기 집에 알리려고 지나가는 두 차를 차례로 세우고 핸드폰을 좀 빌리자고 했으나 한국말로 시간이 없다며 그냥 가버렸다.
강도에게 얻어맞고 죽게된 사람을 보고 지나간 바리새인과 제사장을 연상하게 하는 대목이다. 세 번째 내려오는 히스패닉 청년에게 서툰 스페인 말로 핸드폰을 요구했더니 핸드폰은 없지만 자동차를 수선할 수 있다고 하면서 손수 도와주었단다. 같은 사건을 처리한 사마리아인을 연상시켰다.
모르는 사람을 보면 말을 걸지 않는 한국문화가 해외에 이민 온 한인 사회에서도 그대로다. 지난 주 내가 처음 방문한 어느 교회에서 경험한 일이다. 예배 인도자가 서로 옆에 앉은 이들과 인사를 나누라고 하여 내 바른 쪽의 분과 인사를 나누려고 했으나 그 남자는 자기 오른 쪽 사람하고만 반갑게 말하며 왼 쪽으로는 끝내 얼굴을 돌리지 않았다.
알지 못하는 사람을 백안시하는 풍속은 집요하다. 코리아타운 한 복판에 있는 콘도 복도나 승강기에서 마주치게되면 먼저 인사하는 한국인이 거의 없다. 이런 태도는 이제 고쳐가야 할 때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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