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퍼팅 난조 마은이 굽했나
케빈 나, 데뷔 5번째 대회서 첫 탈락
하루종일 극심한 퍼팅난조에 시달렸던 것을 감안하면 전망은 밝지 못했다. 주말 라운드 진출 여부가 걸린 15피트짜리 파 퍼팅. 실패하면 짐을 싸야 한다. 이날 이 정도 거리에서 들어간 퍼팅이 단 하나도 없을 만큼 퍼팅감은 최악. 그러나 ‘탱크’는 역시 저력이 있었다. 엄청난 프레셔 퍼팅이었지만 볼은 한치의 오차없이 홀컵 바닥으로 빨려 들어갔고 최경주는 주말 한인팬들에게 ‘탱크샷’을 선보일 기회를 살려냈다.
20일 퍼시픽 팰리세이즈 리비에라 컨트리클럽(파71·7,220야드)에서 벌어진 PGA투어 닛산오픈(총상금 480만달러) 2라운드 경기에서 최경주는 버디 1개를 잡는데 그치고 보기 2개를 범해 1오버파 72타를 치는 부진을 보이며 이틀합계 1언더파 141타로 공동 63위를 차지하며 턱걸이로 컷을 통과했다. 반면 전날 부진으로 사실상 탈락이 확정된 케빈 나(20·상욱)는 이날 버디 3, 보기 4으로 1오버파 72타를 치며 비교적 선전했으나 1라운드 부진(76타)을 극복하지 못하고 PGA투어 데뷔 후 5번째 대회만에 첫 컷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백9에서 2라운드를 시작한 최경주는 3번째 홀인 12번홀에서 12피트 버디펏을 잡아내며 3언더파로 내려가 상위권을 향한 도약의 시동을 거는 듯 했다. 하지만 이는 얼마가지 못했다. 리비에라 그린의 까다로운 브레이크를 잘 읽지 못해 퍼팅이 난조를 보였고 16번과 18번홀에서 10피트 안쪽 파 펏 2개를 놓쳐 보기를 범한 뒤에는 말을 듣지 않는 퍼터를 상대로 컷오프선 유지를 위한 외줄타기식 사투를 펼쳐야 했다. 버디 퍼팅은 잇달아 홀컵을 외면하는 가운데 파3 16번홀에서는 9피트 파 퍼팅을 놓쳐 보기로 1타를 잃었고 18번홀에서는 15피트 버디펏 찬스에서 스리퍼팅이 튀어나와 또 1타를 헌납했다. 이제 스코어는 1언더파. 예상 컷오프 스코어였다.
마음이 급해진 탓일까. 최경주는 가장 쉬운 홀인 1번(파5)에서 2온에 성공, 버디 찬스를 잡았으나 약 45피트 지점에서 시도한 이글퍼팅이 너무 세게 맞아 컴백 버디펏마저 놓치고 스리펏 파에 그쳐 잃었던 스코어를 만회할 절호의 기회를 날려버렸다. 이어 파3 4번홀(236야드)에서는 볼을 핀 5피트 옆에 붙이는 환상적인 티샷을 버디로 연결시키지 못했고 또 다른 파3 6번홀(199야드)에서도 6피트 버디펏이 홀컵을 스쳐지나갔다. 한발만 비끗하면 그대로 사지로 떨어지는 아슬아슬한 상황은 계속 이어졌고 중압감은 점점 높아졌다.
하지만 최경주는 침착했다. 7, 8번에서 잇달아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려 러프에 빠졌으나 두 번 모두 파를 세이브해 냈다. 마지막 9번홀. 티샷이 전날처럼 또 페어웨이 벙커에 빠졌으나 위치는 전날보다 더 나빴다. 세컨샷으로 볼을 그린 앞 20야드 지점에 보낸 뒤 3번째 샷으로 핀에 붙여야 했으나 샷이 짧았다. 남은 거리는 15피트. 이날 그의 퍼팅을 감안하면 들어갈 가능성은 10%도 못돼 보였다. 그러나 지금의 최경주는 그 10% 확률을 살려낼 수 있는 저력을 갖고 있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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