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쯤이다. 한인타운 요지에 식당을 열기 위한 준비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던 한 창업자는 지인들에게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었다.
“서울에서 인기를 끈 식당 개념이니까 LA에서도 반드시 뜬다”는 게 그가 믿는 배경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실내 장식, 식기 등 세밀한 부분에까지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자신감에 찬 창업자, 좋은 식당 위치, 근사한 식당 분위기, 우아한 광고 등에 대부분 사람들은 그 식당이 ‘잭 팟’을 터뜨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기자도 그런 부류의 하나였다.
그러나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흥행 성적은 완전한 참패였다. 식당 주인은 현실이 믿어지지 않는다며 영업 전략을 이렇게도 바꿔보고 저렇게도 바꿔보았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도 그 식당은 소비자의 마음을 뚫지 못한 채 타운의 뒤안길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최근 한인타운의 다른 한 식당도 영업 전략을 바꾸며 리모델링 하느라 부산하다. 물론 대대적인 광고 캠페인도 병행하고 있다.
이 식당도 앞서 예를 든 식당과 출발이 비슷했다.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메뉴와 영업 전략을 그대로 LA에 이식했었다.
화려한 실내 장식부터 안락한 소파, 고가의 메뉴까지 갖춘 이 식당도 성공할 것이라고 내다본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이 식당도 결국 실패작으로 끝났다.
얼마 전 기자는 LA에서 유통업을 하는 분과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올 여름부터 한국의 중견기업이 LA에 진출한다는 데 대책이 뭐냐고 기자가 묻자 이 분은 “한국에서 영업하던 방식을 그대로 여기서 한다면 그 회사는 버티기 힘들 겁니다”고 답했다. “같은 한민족이지만 한국과 LA의 소비자는 모든 게 달라요”라는 말과 함께.
이 분의 말을 듣고 두 식당이 떠올랐다. 그리고 비즈니스의 기초는 고객을 아는 것이라는 경영학 교과서 1장1절이 생각났다.
두 식당의 창업자는 한국과 LA의 한인이 같을 것이라고 생각한 오류에 빠졌다. 물론 같은 민족이기 때문에 많은 부분이 닮았지만 LA 소비자는 나름대로 다른 환경 속에서 살고 있다. 이 부분을 간과해서는 어떤 사업을 하더라고 성공할 수 없다.
한국에서 검증된 사업 모델을 LA에 들고 오면 분명 위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LA 한인 고객을 제대로 알아야 성공의 계단에 더 빨리 다다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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