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순이 넘도록 무용가의 삶을 살아가는 주연희씨에게 춤은 건강의 비결이고 아름다움의 근원이다.
예순이 넘어서도 무대에 설 수 있는 현대무용가가 몇이나 될까.
64세의 무용가 주연희(64·유니모던댄스 스튜디오 대표)씨가 춤추는 모습을 쳐다보고 있으면 한없는 젊음이 물결친다. 열 아홉 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가냘프지만 단단한 몸매를 자랑하는 주씨의 춤은 경쾌하고 역동적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10시간씩 에너지 소모가 대단한 모던댄스와 재즈댄스를 가르치면서도 체력에 한계를 느끼지 않는 주씨의 젊음도 바로 평생을 함께 해온 춤이 그 비결이다.
주씨의 표현을 빌리자면 여성은 춤을 출 때 가장 아름답다. 남의 시선에 관여치 않고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춤을 통한 자기표현은 정신을 맑게 해주고 건강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무대의 화려함도 즐길 만큼 즐겼고 인생의 스포트라이트도 받을 만큼 받은 주씨에게 춤은 그녀 자신의 운명이자 인생이기도 하다.
춤은 나의 애인이자 남편이고, 자식일 정도로 평생토록 매력을 느낀다고 밝히는 주씨는 무용복이 따로 없었던 어린 시절, 아버지 메리야스를 물들여 입고 무대 위에 섰을 정도로 춤에 대한 열정이 넘쳤다.
조택원, 최승희 등 선구자들에 의해 태동된 한국의 현대무용이 뿌리를 내리지 못한 채 암흑기를 전전하던 당시, 주씨가 무용가의 길을 걷게 해준 가장 든든한 후원자는 항상 무대 뒤에서 자신을 지켜보던 어머니였다고 한다.
그리고 1957년, 스승이자 남편인 고 김상규씨를 만나면서 주씨의 춤에 대한 열정과 재능은 빛을 발하게 됐다. 고 김상규씨는 한국현대무용의 원로이자 향토무용가로, 또 교육자로, 오랜 세월 제자들에게 진실한 예술혼을 불어 넣어준 한국 무용계의 큰 기둥.
당대 최고의 무용가인 이시이 바쿠의 수제자인 김교수는 주연희씨를 일컬어 아내이기보다는 자신의 멋진 작품이라고 찬사를 보냈다고 한다.
20여 회의 정기공연 개최를 비롯해 ‘산하’로 대한민국 무용제 안무상 수상, 제1회 전국 무용제 대통령상 및 안무상, 연기상 수상, 각종 해외무용제 초청 및 창작공연 등 안무, 제작, 연출 각 분야에서 화려한 경력을 지닌 주씨는 이제 LA 한인타운에서 유니모던댄스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후진양성과 더불어 자신의 인생에 있어 새롭고도 중요한 가치를 찾고 있다.
20대 시절보다 더 열심히 마루바닥을 뛰어다니며 현대무용을 통해 심신을 가꿔주고 건강과 행복을 전파하는 ‘아름다움의 전도사’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 주씨의 스튜디오를 찾는 많은 중년여성들이 춤을 통해 건강을 찾을 뿐 아니라, 주씨의 예술혼까지 공급받아 늦었지만 무용가를 꿈꾸며 무대에 서고 싶다는 희망을 품고 있다.
함께 춤을 추는 어머니들에게서 힘을 얻고 또 그 힘을 다른 사람들에게 쏟아 부을 수 있어 즐겁다는 주씨는 다른 사람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그리고 건강한 삶을 위해 춤을 가르치는 지금이 정말 좋다고 밝힌다. 자신도 즐겁고 다른 사람도 즐겁게 만드는 삶, 이게 바로 주씨의 살아가는 행복이다. (213)361-7600 <하은선 기자>
▲예순이 넘도록 무용가의 삶을 살아가는 주연희씨에게 춤은 건강의 비결이고 아름다움의 근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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