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명혜(기독교교육학 박사)
몇 년 전 어느 여성들이 모인 곳에서 세미나를 인도한 적이 있었다. 그 날의 주제가 ‘자아개념’이었는데 모임이 끝나고 어느 분이 자신이 그동안 살면서 너무 괴로웠던 부분이 해결되었다고 마음을 나누었다. 그 분의 할머니가 어릴 적 손녀에게 얘는 개구리참외 같이 생겼다고 하셨다는 것이다. 개구리참외는 퍼렇게 생겼으니 손녀가 예쁘다는 뜻은 아니셨을 테고 그 말을 듣고 자란 손녀는 멀쩡하게 예쁜 얼굴인데도 늘 본인이 개구리참외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예로, 내게는 다섯이나 되는 언니가 있는데 큰언니의 딸은 어릴 때 피부색이 검은 편이었다. 요즈음엔 까무잡잡한 피부가 좋아서 일부러 선탠도 하지만 1970년대 한국에서는 하얗게 뽀얀 피부가 아름다움의 한 요건이었다. 교육학을 공부하지도 않았건만 지혜로웠던 언니는 언니 집에 놀러 가면 언제나 우리에게 우리 딸 얼굴은 까무잡잡한 것이 참 매력적이지? 하곤 했다. 정말 그 조카는 엄마의 말처럼 매력적인 여성으로 잘 자랐다.
세상에는 크게 두 종류의 사람이 있는데 첫째는 긍정적인 자아개념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자신감이 있으며 자기 자신이 세상에서 둘도 없이 독특한 존재라는 건강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들은 인생의 여러 도전에 I can의 태도로 대처하며 행복한 삶을 살아간다. 반면에 부정적인 자아개념을 가진 사람들은 조금만 키가 더 컸더라면 왜 나는 머리가 좋지 않을까? 등 항상 자기에게 부족한 것들을 생각하면서 새로운 일을 당할 때 자신감이 없고 I can’t의 태도를 보인다.
사람이 자기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하는 자아개념은 한 사람이 행복한 삶을 사는데 상당한 영향을 준다. 많은 부분의 자아개념은 어린 시절 부모님이나 그 아이에게 중요한 영향을 주는 다른 어른들이 어떻게 아이와 아이의 능력을 평가했는가에 따라 형성된다.
아이가 실수했을 때 놀린다든지 부끄럽게 하는 것, 아이의 능력으로 할 수 없는 일을 시키고 못한다고 혼내는 것, ‘꺽다리’ ‘뚱뚱이’ 등 아이가 고칠 수 없는 신체적인 모습을 장난삼아 지적하는 것 등은 아이의 건강한 자아개념에 아주 해로운 것들이다. 반대로 아이가 어떤 능력에 겨운 과제를 위해 노력할 때(예: 두살짜리가 양말을 혼자 신으려고 할 때) 격려해 주는 것, 타고난 신체적 특징을 긍정적으로 받아 주는 것 등은 건강한 자아개념 형성에 매우 유익한 것들이다.
부모들의 긍정적인 말 한마디, 따뜻한 격려가 쌓여 우리 자녀들의 삶을 건강하고 자신감 있게 한다면 우리는 이제부터라도 자녀들을 향한 언어와 태도를 바르게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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