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시의회가 한미 박물관 새 부지를 지원하는 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킴으로써 그 동안 10여 년 동안 귀중한 시간과 자원을 허송하며 방황해 온 한미 박물관이 그간 실추된 이미지를 씻고 거듭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한인 사회의 유산과 기록을 보존해 선조들의 역사를 알리고 정신적 뿌리를 보존하는 산실 역할을 자임하며 출발한 한미 박물관은 그 동안 초기 창립 멤버간의 내분으로 박물관장만 수없이 바뀌면서 기금은 바닥나고 변변한 전시장마저 마련하지 못하는 고초를 겪어 왔다.
다행히 박기서 이사장이 취임한 후 본격적인 기금 모금 활동과 로비 등을 통해 과거의 이미지를 불식하는데 어느 정도 성공했으며 시의회의 이번 결정도 이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시의회는 8가와 후버, 베벌리와 라브레아 내에 부지를 물색중인 것으로 알려져 잘 하면 LA 한인 사회의 중심인 코리아타운 인근에 우리의 역사를 담은 박물관을 갖게 될 듯도 하다.
100년에 달하는 이민 역사와 200만에 달하는 인구를 지닌 미주 한인 사회에 이민 박물관 하나 없다는 것은 한인 모두의 수치였다. 우리보다 이민 역사가 좀 앞섰다고는 하나 인구수나 이민 사회의 활기로 보나 우리가 뒤질 이유가 없는 일본 커뮤니티가 일찌감치 일미 박물관을 마련하고 나날이 증보수를 통해 이제는 LA를 대표하는 소수계 박물관으로 키운 것과는 너무 큰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일단 건물이 마련된다고는 하나 제대로 된 박물관 건립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이를 운영해 나갈 재원 마련부터 가치가 있는 사료 수집, 전문 인력 확보 등 해야할 일이 산적해 있다. 온갖 풍파를 해치고 겨우 여기까지 왔는데 내분이 일어난다거나 돈 관리를 소홀히 해 재정난에 빠진다면 다시는 한인 사회에서 박물관 건립 이야기를 꺼낼 수조차 없게 될 것이다.
이민 박물관 건립은 이민 100주년을 맞아 우리가 이뤄야 할 가장 중요한 사업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한미 박물관 관계자들은 모처럼 주어진 기회를 건립 마련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며 한인 사회도 후세들에게 우리와 우리 선조들의 이야기를 전할 기념관 건립에 관심과 협조를 기울이는데 인색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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