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호 사장
용천 출신 이동호 사장 ‘몸서리’
성금 1,300달러 쾌척
주민돕기 동분서주
(이종)사촌들이 이참에 혹시 죽거나 다치지 않았는지, 제대로 치료나 받고 있는지, 어릴 적 친구들이 날벼락을 맞지나 않았는지…
본보와 SAM 의료복지재단 미주본부(대표 박세록)가 ‘북한 용천참사 주민에 사랑의 의약품 보내기 운동’을 시작한 지난 23일, 가장 먼저 현금 1,000달러를 내놓은 이동호(66) US인터모달해운 사장은 이 대목에서 한동안 말을 멈추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 사장은 다름 아닌 용천 출신. 이번 폭발참사 소식을 듣자마자 대한적십자사에 300달러를 송금하기도 한 그는 (사촌과 친구들의) 이름과 얼굴이 기억나지는 않지만 이번 사고로 혹시 상하지 않았는지 걱정된다며 몇년전 SAM 단둥병원 준공식때 (압록)강 건너 고향땅을 바라만 보고왔는데…라고 말했다.
이 사장 집안은 용천은 물론 인근 신의주에도 대저택을 가진, 이북에서 몇안되는 대지주 집안이었던데다 신의주 제2교회에 부임한 한경직 목사를 통해 일찌감치 기독교를 받아들인 터여서 해방후 부르좌로 몰려 처형대상으로 전락했다. 부모형제 등 이 사장 가족 5명은 밤낮없이 도망다니다 평양에 가면 괜찮을까 싶어 갔으나 거기서도 신분이 들통나는 바람에 결국 47년 여름 우기를 틈타 임진강을 건너 월남하게 됐다.
인민재판에서 인민의 피를 빨아먹은 부르좌라고 멀쩡한 사람의 목을 낫으로 쳐죽이는 장면을 본 적도 있다는 이 사장은 그 끔찍한 기억에도 불구하고 북한주민 돕기에 발벗고 나서는 이유를 정치하는 사람들이 문제지 주민들이야 무슨 죄가 있느냐는 말로 대신했다.
그는 용천 폭발참사가 김정일을 노린 테러일 것이라는 일부 시각에 대해서는 (김정일에 대한 테러를) 하고싶은 사람들은 많이 있겠지만 군이 철도를 다 장악하고 있는데 그게 가능하겠느냐며 시간이 더 지나봐야 그 수수께끼가 풀릴 것이라고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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