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철 <재정 컨설턴트·법학박사>
여름날 ‘베짱이’는 ‘은퇴’ 과소평가 일쑤
’소비의 나라’ 또는 ‘낙천가의 나라’라고 불리는 미국에서는 ‘개미’보다 ‘베짱이’가 되기 쉽다. 그러나, 젊은 날을 거의 흘려 보내고 황혼기에 접어들게 되면, 개미와 베짱이를 빗댄 ‘이솝우화’의 인생교훈에 누구나 이의를 달기는 어려울 것이다.
’재정교육의 달’인 4월에 발표된 연례 은퇴 의식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미국인은 충분한 은퇴준비를 하지 않아 안락한 노후생활을 즐기기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흥미로운 것은 응답자들의 인식이나 계획이 실제의 현실과는 큰 괴리를 빚는다는 점이다. 응답자의 대다수가 자신의 저축이 부족한 것을 인식하고 있어서, 절반 이상이 65세나 그 이후까지 직장을 다녀야 할 것으로 예상했고, 68%는 은퇴한 뒤에도 일을 해야한다고 생각했지만, 문제는 이 같은 개인적 의사가 현실적으론 이행되기 힘든 모순을 보이는 것이다.
조사에 응한 평균적 은퇴자들은 실제로 62세에 직장을 떠났고, 이중 40%는 예상보다 일찍 은퇴한 것이며, 예기치 못한 건강상 또는 직장 문제가 그 원인이었던 것이다. 결국 근로자들은 자신의 은퇴준비가 소홀한 것을 인식하고 은퇴 시기를 늦추거나 은퇴 후에도 계속 일을 해야겠다고 아쉬운 대로 손쉬운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으나, 세상일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은퇴 후에 필요한 생활비 수준도 과소평가 되기 일쑤인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자들 중 40%가 생활비의 70% 이하 경비로 은퇴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 은퇴자들 중 절반 이상이 은퇴이전과 같은 수준 또는 그 이상의 생활비를 쓰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연소득 5만 달러 이상에서 10만 달러 미만의 중간소득 계층 근로자들 중 절반 이상은 은퇴자금이 충분히 마련될 것이라고 확신했고, 중간소득 가구의 거의 90%가 현재 제대로 은퇴준비를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들 중간소득 가구 중 절반 정도가 향후 필요한 은퇴자금을 계산해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막연히 근거 없는 낙관주의에 물들어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전미저축교육평의회(ASEC)의 웹사이트 등에서 필요 은퇴자금을 계산해보고 나면 그렇게 많은 돈이 필요한자 몰랐다고 한결같은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황금의 노후’란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현실적이고 적절한 은퇴계획을 세운 뒤 최대한 일찍 시작해서 꾸준히 실행해야 하는 것이다. 은퇴준비를 무작정 늦추는 것은 그만큼 자충수를 두는 셈이다.
일찍 시작할수록 시간의 흐름과 함께 ‘복리증진의 마법’ 덕을 보게되지만, 막상 은퇴를 바로 코앞에 둔 시점에 이르게 되면 어떤 ‘묘방’이란 더 이상 없기 때문이다. 문의: (201) 723-4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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