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앰 저널 4월호에 실린 샌디 두씨와 원로언론인 이경원씨.
“사건후 수년간 죄책감·공포 시달려”
‘코리앰 저널’보도
지난 91년 3월 사우스센트럴 LA의 리커에서 1달러79센트짜리 오렌지 주스를 둘러싼 시비 끝에 흑인소녀 라타샤 할린스(당시 15세)를 총으로 쏴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한인여성 두순자(62)씨의 딸 샌디 두(36)씨가 UCLA 인종학 클래스에서 한인과 흑인학생들에게 이로 인해 자신의 가족이 겪은 지옥같은 경험담을 증언했다고 ‘코리앰 저널’ 4월호가 전해 4·29 12주년을 맞아 감회를 새롭게 한다.
코리앰 저널에 따르면 샌디 두씨는 “사건발생 후 어머니는 3년간 집밖으로 나가지 않을 정도로 죄책감과 공포에 시달렸다”며 “한인사회도 우리에게 손가락질을 할 정도로 궁지에 몰린 심정을 이해하겠느냐”고 말해 장내를 숙연하게 했다.
두씨에 따르면 재판당시 두 남동생이 변호비용을 대느라 자신이 가장역할을 맡아 생계를 책임져야 했으며 살려고 몸부림치는 동안에도 할린스의 가족을 만나려고 여러 번 시도했으나 흑인단체들의 끈질긴 방해 때문에 번번히 좌절됐다.
두씨 가족의 운명을 하루아침에 바꿔놓은 총격사건 다음날인 3월17일은 우연히 두씨의 23번째 생일이었다.
사건당일 어머니와 전화로 생일날 누구를 초대하고 어떤 음식을 준비할지 즐겁게 의논한지 몇 시간 뒤 할린스가 가게로 들어왔다고 한다. 이 엄청난 사건 때문에 다음날 생일파티는 없던 일이 됐다.
어머니가 중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부리나케 달려갔더니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끔찍함 그 자체였다고 두씨는 회상한다. 한쪽 눈은 완전히 감겨 있었고 다른 눈은 찢어져 피가 철철 흘러내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몇 년간 집 앞에서 계속된 흑인들의 촛불시위는 가족들을 힘들게 만들었다.
이날 두씨는 “할린스 가족을 만날 수만 있다면 ‘신이 당신들에게 축복을 내릴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것이 결국 이같은 비극을 초래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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