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한인은행이 탄생했다. 한국외환은행이 설립한 퍼시픽 유니온 은행이 지난 1일자로 한미은행에 완전히 합병됨으로써 퍼시픽 은행 30년 역사는 막을 내리고 한미은행은 대형 은행으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자산 규모만 30억 달러 선에 이른다. 불과 수백만 달러의 자산으로 은행이 설립됐던 초기에 비하면 그야말로 금석지감이 있다. 분명히 큰 이정표가 세워진 셈이다.
이번 합병은 여러 가지 의미를 던져주고 있다. LA 한인들이 세운 은행이 한국 자본으로 세워진 은행을 인수했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커뮤니티 경제가 그만큼 엄청난 팽창을 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금융의 현지화’는 이제 대세가 되고 있다는 점을 새삼 확인 시켜주었다.
사실 금융의 현지화와 대형 한인은행 출현은 진작부터 이루어졌어야 할 사안이었다. 타운의 경제규모는 날로 커지고 있는데 은행들은 영세적 자본으로 운영된다. 게다가 일정지역에 수많은 은행 점포들이 난립해 출혈경쟁을 해왔다. 타운 발전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리고 자금력이 큰 한국자본 은행은 현지와 밀착돼 있지 않았다. 이 점에서 순수 LA 한인자본의 대형 은행 탄생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 보다 많은 금융상품 개발과 또 원활한 금융지원을 통해 또 한차례 경제적 도약에 한 모멘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것이 장미 빛인 것만은 아니다. 대형 은행으로 발 돋음 했을 때는 그만큼 합리적 경영도 요구되기 때문이다. 또 커뮤니티에 대한 책무도 막중해져 하는 말이다. 한인 은행의 고질적 폐단은 이사들의 지나친 간섭이다. 한인 은행 중 행장과 이사들간의 갈등이 없는 은행은 없다는 게 정설이다. 한미 은행의 경우 이 점에서 더욱 자유롭지 못하다. 이번 합병은 은행 이사회가 구멍가게 주인의식을 탈피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동시에 요구되는 것은 커뮤니티 공익 행사에, 커뮤니티 발전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커뮤니티 뱅크는 커뮤니티에 봉사해야 한다. 이는 명문화된 규정이다. 이 역할을 한인은행들은 극히 소홀히 해왔다. 다른 커뮤니티에 비교 할 때 기부금이 극히 낮다는 게 그 단적인 예다. 매년 나오는 통계가 그렇다. 타운 내 최대 은행인 한미 경우는 한인 은행 전체의 평균치에도 미달했다. 명실상부한 타운 내 최대 은행으로서 한미는 커뮤니티 봉사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이 점을 한인 사회는 주시하고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