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몬태나주, 교통사고 현장마다 십자가 세워 경고
반세기전 예비군이 시작
요즘도 음주운전 전국 1위
몬태나주를 자동차로 여행하는 사람들은 도로변에 숱하게 세워져 있는 작은 흰색 십자가들로부터 환영 아닌 경고를 받게 된다.
빅 스카이라는 별명답게 몬태나주는 광활한 벌판에 길이 뻗어 있어 운전자들이 졸기 일쑤다. 또 고속도로가 한때 속도제한이 없는 문자 그대로 프레웨이였기 때문에 주민들은 과속이 생활화 돼 있다.
그래서 당연히 교통사고가 많고 사고가 났다하면 치명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길가에 세워진 백색 십자가는 인명피해를 낸 사고발생 지점을 표시해 놓은 것이다.
잡초에 가려 거의 보이지 않는 녹슨 십자가가 있는가하면 최근에 가져다놓은 듯한 싱싱한 꽃이 있거나 국기가 옆에 함께 꽂혀있는 경우도 있다.
특히, 두 차선인 191번 하이웨이를 달리다보면 거의 1마일마다 십자가를 볼 수 있다. 어떤 곳엔 한꺼번에 여러 개가 꼽혀있다. 일가족 몰살 등 대형참사의 현장이다.
이들 하얀 십자가는 반세기 전 미국 재향군인회의 한 회원이 과속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경고하기 위해 사망자가 발생한 도로 지점에 부착하기 시작, 몬태나주 고유의 풍물로 자리잡았다.
다른 주에도 교통사고 현장에 꽃을 두거나 추도 모임을 갖는 프로그램이 있지만 주정부의 공식 허가를 얻어 백색 십자가를 세우는 곳은 몬태나주가 유일하다.
하지만 이들 십자가가 실제로는 효과를 별로 거두지 못하고 있다. 연방교통당국은 몬태나주가 인구대비 고로 교통사고 사망률에서 와이오밍주와 미시시피주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높다고 발표했다.
특히, 지난해 몬태나주는 음주운전 사고율에서 전국 1위를 차지, 전국평균보다 무려 두 배나 높은 교통사고 왕국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요즘도 재향군인회 관계자들과 자원봉사자들은 주말을 이용해 십자가를 사고현장 도로변에 세우는데, 현재 그 숫자는 2천 개가 훨씬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십자가 수보다 훨씬 많다. 인디언 영유지나 연방정부가 관할하는 인터스테이트 고속도로 상의 사고현장엔 십자가를 세울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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