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조용기 목사의 동국대불교대학원 특강내용으로 한인사회 일각에서도 논란이 일었다. 조 목사가 “모든 종교는 평등하다 했다” “우리 종교만 진리라는 주장은 틀리다 했다” “불교와 기독교에 각 구원이 있다 했다” “성경과 불경의 가르침은 하나라 했다”는 등 한국언론들이 저마다 강연내용을 부분 인용해 보도했고 우리 신문 한국판 15일자에도 내용이 실려 독자들이 월요일 출근하기가 무섭게 그야말로 ‘장님 코끼리 만지듯’ 가지각색의 반응을 전화와 이메일, 팩스를 통해, 또 직접 만나서 전해 왔다.
맨 먼저 오피니언 난에 의견을 보내온 백보현 목사는 “조 목사의 종교다원주의적 발언에 예수를 통해서만 구원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 기독교인들이 엄청난 신앙의 혼란을 겪지 않을까” 염려했다.
30년간 흔들림 없는 모태신앙생활을 해왔다는 한 유학생은 하지만 “구원과 진리가 무엇인지 배운 적도, 깊이 생각해 본 적도 없다. 보다 솔직한 탐구에 임해보고 싶다”는 신앙고백(?) 이메일을 보내왔다. 또 시애틀의 독자는 보도된 조 목사의 강연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며 “신문에 전문을 실어 각자가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했고 하와이의 독자는 “백 목사의 투고 내용이 조 목사의 강연내용을 왜곡했으니 정정 보도를 하라”고 억지를 부리기도, 한술 더 떠 “변명할 것 없이 불교와 기독교가 같다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으니 종교담당 기자가 대표로 사과하라”고 떼쓰는 독자도 있었다.
취재 차 만난 한 목사는 “신앙이란 폐쇄적일 수밖에 없는 것, 어찌 양쪽에 같은 마음을 줄 수 있겠냐”고 입장을 밝힌 후 “조 목사께서 ‘불교에도 구원이 있다’ 하셨다면 그 분 마음이 이미 주님을 떠난 것”이라고 단언했다. 또 타 언론사 선배는 “내용자체엔 별 문제가 없지만 한국 개신교 보수교단 핵심인물의 입에서 그런 이야기가 나왔다는 점”에 초점을 두고 “왜 이 시점에서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를 적잖이 궁금해했다.
순복음 국제신학연구원의 요청으로 온라인에선 이미 자취를 감췄다는 강연 전문을 어찌어찌 구해 읽고 나니, 내용과 강사엔 별 관심이 없다. 더구나 후에 번복한 내용이라니. 다만 이로 인해 남가주 교계가 ‘신념에 대한 일관성’ ‘타종교에 대한 시각’의 이슈에 관심을 갖게 됐다면 반갑지 않을 수 없다. 다원주의건 계몽주의건 더 이상 ‘좋은 게 좋은 거’란 식의 뭉뚱그림은 진리에 대한 모색을 지레 포기하는 불행한 태도다.
조용기 목사가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졌다면 이 기회를 빌어 각자 신앙과 전통에 기반을 두고 합리적 방법으로 진리를 찾아 한 걸음 다가서는 변화를 소망해 본다. 진리는 우리를 진정 자유케 하므로.
김 상 경<특집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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