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플러싱 메도우 코로나팍의 국립테니스센터에서 열리는 US오픈서 우승하는 게 꿈이에요.
프로 테니스 선수를 꿈꾸는 스테이시이(14, 한국명 이지원)양은 콧등에 송글송글 맺히는 땀방울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펼쳐 보인다. 롱아일랜드 위틀리스쿨 8학년으로 테니스는 약간 늦은 나이인 8세부터 시작했다.
어머니는 오빠, 언니하고 3세부터 수영을 가르쳤는데 주니어 올림픽 대표로 뽑히던 8세 때 갑자기 수영을 그만두고 테니스를 하겠다고 졸라대는 거예요. 더구나 바이올린도 사라 장이 잠시 다녔던 스튜던트 오케스트라에 최연소로 입단하는 등 기대를 모았는데 동네에서 또래 아이들과 함께 장난으로 배운 테니스에 빠져 막무가내로 졸라댔어요라고 회고했다.
어머니 말로는 스테이시가 어려서부터 ‘이거면 이거고, 아니면 아니다’라는 똑 부러지는 성격이란다. 그만큼 뒤늦게 배운 테니스지만 스테이시는 변함없이 지금까지 라켓을 잡아왔다.
11세 때인 2001년 플로리다에서 열린 수퍼내셔널 대회에 트라이스테이트 대표로 출전해 조 1위를 차지했고 지난해 13세 나이로 동부지역서 열린 14세 이하 대회는 거의 석권하다시피 했다. 지난해 11월 미 전역을 4개로 나눠 열리는 내셔널 오픈 이스턴 섹션 대회에서는 단식과 함께 린지 클라크와 짝을 이뤄 복식도 우승, 2관왕에 올랐다.
이어 12월에는 애리조나 투산에서 열린 수퍼내셔널 전국대회서 8위를 차지했고 올해 1월 애리조나 대회서는 3위에 올랐다. 지난 5월 마지막 주에는 롱아일랜드 글렌코브에서 열린 이스턴 섹션 대회에서 16세 이하 챔피언에 오르기도 했다. 현재 14세 이하 전미 랭킹 9위.
이미 각종 대회 때마다 우수 선수를 발굴하기 위해 따라온 대학 코치들마다 스테이시의 가능성에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10세 때 한인 코치와 미국인 코치로부터 티칭 제의를 거의 동시에 받았으나 스테이시가 한인 코치를 택해 현재는 커닝햄 테니스 센터에서 데이 김 코치로부터 사사를 받고 있다.
특히 스테이시가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지난해 US오픈을 앞두고 열린 이벤트. 롱아일랜드 예선을 거쳐 출전한 18세 이하 그룹서 우승, 기념으로 프랑스오픈 우승자와 친선경기를 벌였던 것. 내심 ‘나도 커서 꼭 US오픈에 출전, 동양인으로 첫 우승을 차지해 보겠다’는 각오를 갖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아버지 마이클 이(45, 한국명 이기섭)씨는 아르헨티나에서 축구 선수로 활동했고 삼촌도 동부지역에서 테니스 대학 챔피언에 오를 만큼 집안도 남다른 운동 신경을 자랑한다. 아직까지는 자라는 나이여서 모든 샷을 두루 배우고 익히고 있다.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엉뚱하게도 남자선수인 피트 샘프러스다. 플레이 스타일은 올코트 플레이어인 앤드리 애거시를 좋아
하고.
어머니는 한번은 딸에게 ‘네가 정말로 원하는 일이냐’고 물었더니 ‘엄마, 아빠가 서포트해줄 수 있을 만큼만 해달라’는 대답을 들었다며 테니스 선수의 길은 힘도 많이 들고 재정적인 뒷받침도 만만치 않지만 최선을 다해 도와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장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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