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때 사과를 야구공 삼아 놀곤 했다. 어느 날 어머니는 “먹을 것 가지고 장난치면 복 나간다”며 혼내셨다. 어린 나이에도 복이 달아난다는 말이 싫어 그 후론 먹거리를 장난감으로 갖고 놀지 않았다.
우리 주변에는 어른이 된 뒤에도 음식을 가지고 장난치는 사람이 너무 많다. 어렸을 때와 다른 점은 돈을 벌기 위해 다른 사람의 건강과 생명을 담보로 한다는 것이다.
최근 발생한 ‘쓰레기 만두’ 사건도 그렇다. 우선 가축 사료로 써야 할 썩은 무로 만두소를 만들어 판매한 업체와 감독을 소홀히 한 정부가 반성을 하고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 문제 만두회사 제품을 수입 판매한 한인 식품업계도 책임을 피할 순 없다.
대다수 마켓과 수입업체가 자발적으로 해당 업체에서 제조한 만두를 회수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업체는 제조사의 해명서를 근거로 “미국에 수출된 제품은 안전하다”고 주장하며 판매를 계속하고 있다.
‘불량만두’ 수입판매는 한인 식품업계의 부끄러운 모습 중 일부에 불과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마켓에서는 유통기한이 지나거나 원재료를 속여서 수입한 식품, 심지어 불법으로 들여온 먹거리까지 버젓이 팔리고 있다. 하지만 당사자인 수입상과 유통업체, 마켓은 서로에게 책임에 돌리기 바쁘다.
한인 식품업계는 이번 만두파동을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커진 덩치에 걸맞게 소비자의 건강까지 생각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문제가 터질 때마다 “우리는 책임이 없다” “그런 사실을 몰랐다” “믿어 달라”는 말만 되풀이해서는 소비자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휼렛 패커드사 칼리 피오리나 CEO는 “기업의 지속 가능한 가치는 신뢰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당장의 잇속에 눈이 어두워 사회와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지 못한다면 결국 그 기업의 입지는 줄어들게 된다. 실수했을 때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고 고쳐나가는 기업 문화가 한인사회에도 정착됐으면 좋겠다.
이 의 헌<경제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