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진은 이제 얼마 받는 거야?”
“2라운드에서 뽑혔으면 좋은 거야 나쁜 거야?”
한국 최장신 센터 하승진(19·223cm)이 정작 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한인 최초로 뽑히자 가장 많이 들어오는 질문들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하승진은 돈타령할 입장이 아니며 그 이유는 2라운드에서 뽑혔기 때문이다.
한국 선수가 NBA 드래프트에서 뽑혔다는 것은 역사적인 일이다. 그러나 프로 스포츠에서 드래프트란 선수가 아닌 구단 또는 리그만을 위한 것으로 그 모든 칼자루는 지난 24일 하승진을 뽑은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측에서 쥐고 있다고 보면 된다.
한국에서는 드래프트에서 뽑힌 것을 ‘가문의 영광’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실력을 인정받은 것으로만 보기 때문이다. 몰라도 너무 모른다.
NBA에서는 1라운드 지명 선수가 대부분 개막전 엔트리에 들어가는 반면 2라운드 선수는 방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3년 계약이 보장되는 1라운드가 아니면 차라리 안 뽑히는 게 낫다고 주장하는 에이전트들이 많다. 그 이유는 드래프트에서 안 뽑혀 프리에이전트로 풀린 선수는 엔트리에 오를 가능성이 가장 높은 팀을 골라 갈 수 있는 반면 뽑힌 선수는 뽑아준 팀과만 협상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NBA 입성을 원하는 포인트가드라면 게리 페이튼과 데릭 피셔가 버티고 있는 LA 레이커스에 뽑히는 것보다 쓸만한 포인트가드가 없는 LA 클리퍼스를 골라 도전하는 게 100번 낫다. 그래서 한때 10라운드였던 드래프트가 선수노조의 성화에 오늘의 2라운드로 압축된 것이다.
트레일 블레이저스는 어차피 하승진을 오는 시즌 당장 쓰려고 뽑지 않았다. 따라서 하승진에 미니멈 연봉만 오퍼할 전망이며, 하승진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도 좋다는 자세를 취할 것이다. 미니멈 오퍼만 함으로써 하승진에 대한 ‘소유권’이 연장되기 때문에 하승진이 이를 거부하고 한국으로 돌아갔다가 좀 더 경험을 쌓고 성숙해져서 돌아오면 더 좋다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승진이 NBA 드래프트에서 뽑힌 의미를 야구에 비교한다면 아직은 박찬호보다는 밀워키 브루어스 마이너리그 팀에서 뛰었던 박철순에 가까운 것 같다.
이규태<특집1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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