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타운에 새로 문을 연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온 친구가 “기분만 잡쳤다”며 투덜거렸다.
그는 평소 맛이나 서비스가 검증 안 된 ‘신장개업 식당’은 잘 찾지 않는 편이나 ‘혹시나’하는 마음에 동료를 따라 나섰다. 하지만 그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그는 “넓지 않은 홀인데도 여 종업원 두 명이 손님 주문 받으랴, 투고 전화 받으랴, 배달 음식까지 포장하랴 땀을 뻘뻘 흘리더라”며 “이 중 한 명은 간간이 주방에 들어가 김밥까지 마는 등 손님이 다 차지 않은 실내는 한 마디로 우왕좌왕”이라고 했다. ‘사건’은 그 이후에 터졌다. 주문한 김밥을 두 개쯤 먹는데 ‘이 물질’이 눈에 띈 것. 종업원에게 이야기 했더니 “다시 갖다 주겠다”는 무뚝뚝한 반응만 보였다. 게다가 40분을 기다려 나온 짬뽕라면 맛은“집에서 끓인 것보다 못한 아마추어 수준”이라는 것이 그의 표현. 그는 “먹는 둥 마는 둥 기분이 상한 채 식당을 나서는 데 ‘정신없이 바쁜’ 종업원들은 본체만체 했다”며 다시는 그 식당을 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신장개업 식당들을 찾은 한인들의 느낌은 대동소이하다. 물론 처음부터 매끈하게 척척 잘하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 서비스는 산만하고 불충분하다. 그나마 맛이라도 뛰어나면 다행이지만 이도저도 아닌 경우도 꽤 된다. 타운의 비즈니스가 다 그렇지만 식당만큼 부침이 심한 업종도 드문 것 같다. 개업한 지 얼마 안 된 식당에 몇 달 후 다시‘그랜드 오프닝’ 배너가 걸리는 것은 흔한 모습이다. 한 한인은 뒤늦게 개업광고를 기억해 갔더니만 “벌써 다른 식당으로 바뀌었더라”며 웃지 못할 이야기를 전했다.
이들 식당의 ‘단명’에는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다. 경기침체나 경쟁 과열도 그 중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충분한 준비 없는 ‘졸속 개업’은 실패로 가는 첩경이다. 종업원의 서비스 교육은커녕 그저 그런 메뉴를 내놓았다면 성공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기’ 만큼 힘들다.
올 초 뉴욕에 퓨전 일식당을 개업, 빠른 기간 내 성공가도에 진입한 한인 업주는“업종을 정한 후 메뉴 선정에서 상권분석, 점포 운영 계획까지 10개월 이상을 준비했다”며 “특히 주력 메뉴는 가족, 친지, 동창들을 동원해 시식회도 거쳤다”고 했다. 모든 준비가 ‘완료’ 된 후에도 바로 영업에 들어가지 않고 2주간 종업원 교육 등 ‘도상훈련’까지 실시했다. 서비스 문제 등 간과하기 쉬운 위험요인도 이 과정에서 상당부분 비켜갈 수 있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남들 다 힘들다는 지금 그가 잘 나가는 데는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이 해 광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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