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수산업계가 헌츠포인트 수산시장 이전을 계기로 시장 운영권에 보다 큰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제2의 도약기가 기대되고 있다.

2005년 1월 개장 예정인 헌츠포인트 수산시장은 일본 도쿄의 수산시장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이처럼 덩치가 커지면서도 헌츠포인트 수산시장을 관리하는 코압은 한인 소매상과 상생의 무드를 조성하고 있다.

코압에서 시장의 영업시간 변경과 한인 수산인협회의 사무실 배정 등에 적극 협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코압 입장에서는 수산시장 이전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전체 소매업자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한인 및 협회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코압은 현 풀턴수산시장이 위치한 맨하탄 사우스 스트릿 시포트가 일반인들의 편의를 위해 영업 시간을 엄격하게 제한해 한인 소매업자들이 다소 불편했지만 헌츠에서는 영업 시간을 변경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뉴욕한인수산인협회 최창래 회장은 풀턴수산시장이 밤 12시부터 오전 8시까지로 영업 시간이 정해져 있지만 새 시장에서는 코압과의 협상 결과에 따라 오전 2시부터 9시까지로 변경할 수도 있다며 최근 코압과의 협상 내용을 밝혔다.

또 회원들을 위한 사무실 배정 문제도 차일피일 미루던 코압이 최근들어 적극적으로 배정하겠다는 의사를 보이고 있다는 것.

수산인협회 최 회장은 매일 400~500명의 한인들이 수산시장을 이용하고 있는 만큼 코압에서도 협회 및 한인 회원들에게 각별하게 신경을 쓰고 있다며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아 한인 회원들의 이익을 최대한 대변하려 한다고 말했다.

브롱스의 헌츠포인트시장은 뉴욕시가 이 지역을 인근 청과시장을 포함, 명실상부한 최대 식품 도매 시장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재개발 계획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10월 상량식을 한 뒤 거의 완공단계에 이른 헌츠포인트 수산시장은 30에이커의 부지에 43만스퀘어피트의 건물로 들어선다.길이 1,300피트의 수산시장 중앙 통로 양편으로 도매업소들이 들어서고 주차장과 하역시설장이 양쪽 끝에 위치하고 있다. 10만스퀘어피트 규모의 메자니(Mezzani)에는 사무실과 라커룸, 식당, 은행 등의 시설을 갖추게 된다.

헌츠포인트 수산시장에는 50여 도매업소들이 입주하며 하역 시간을 기존의 5시간에서 2시간30분으로 줄일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 직원 및 이용객들을 위한 주차장과 경비 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 안전을 위해 헌츠포인트 태스크포스를 설립, 비즈니스의 안전에 신경을 쓰고 있다.

수산시장 이용자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한인 수산인업계도 6개월여 남은 헌츠포인트로의 시장 이전을 앞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그러나 수산시장 이전에 따른 한인 수산업계의 고민이 적지는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코압에서 이용 차량에 냉동시설을 완비할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형 트럭을 제외하면 한인 소매업체 중 냉동시설이 있는 차량을 갖고 있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또 수산물을 운반하는 차량에 커머셜 차량 번호판을 부착해야 한다는 것.

이밖에도 구입 상품을 차량까지 딜리버리하는 것도 기존의 방식을 따를 지 아니면 구입자가 직접 옮겨야 하는 지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최 회장은 수산시장 이전에 따른 회원들의 불편이 없도록 여러 가지 사항들을 코압측과 협상하고 있으며 우리의 요구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한인 회원들이 다른 곳을 따로 지정해 시장을 운영할 수도 있다는 각오로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주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