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부터 25일까지 3일간 ‘코리안 아메리칸 입양인 가족 네트워크’ 주최로 밀브레이 클라리온 호텔에서 컨퍼런스가 열렸다. 사진은 행사 이틀째인 24일 저녁 만찬에 참석한 관계자, 입양인 및 입양인 가족들의 모습.
저희와 같은 입양인은 재미교포도 한국인도 아닙니다. 그들은 진짜 한국사람이지만 우리는 ‘색깔 있는 미국인’(American of color)일 뿐입니다.
밀브레 클라리온 호텔에서 ‘우호증진과 차이의 존중’(Building connection Honoring Difference)을 주제로 23일부터 3일간 ‘코리안 아메리칸 입양인 가족 네트워크’(KAAN·회장 크리스 윈스턴) 주최로 열린 제6회 연례 컨퍼런스에 참가한 입양인들은 한결같이 정체성을 찾는 것이 평생 풀어야 과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컨퍼런스 첫날에는 LA폭동을 그린 다큐멘터리 ‘4.29’와 유아 때 독일로 입양돼 성장한 한인 청년의 이야기를 그린 ‘물고기도 새도 아니다’를 상영했다.
24일에는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이 오찬연설에서 18년 만에 고국 땅을 밝는 한인입양아인 손자와 한국 대 브라질의 축구경기를 구경한 적이 있었다는 경험담을 소개했다.
그는 경기 도중 한국팀을 응원하는 장면이 사진으로 찍혀 보도된 적이 있었다며 이것이 그 날 함께 축구경기를 구경한 손자에게 한국에서의 좋은 추억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페리 전 장관은 테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동맹국간의 유대강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하고 국제적 공조를 통한 협력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오전부터 저녁까지 계속된 25개의 워크숍에는 한인 입양인 부모를 위한 워크숍과 입양인만을 위한 워크숍 청소년과 어른을 위한 워크숍 등으로 나누어 진행됐으며 ‘정체성’, ‘자녀에게 말하는 입양이란 무엇인가’, ‘출생을 찾아서, 낳아준 부모를 만나서’ 등 다양한 주제로 열렸다.
특히 ‘나는 어디서 왔는가’라는 주제의 워크숍에서 한인 입양인 폴 웨슬로스키 김씨는 정체성은 자신이 어느 쪽에 속해야 하는지 에서 오는 혼돈이라며 이는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와도 같다며 이를 극복하는 것이 입양인들이 꼭 거쳐야 할 관문이라고 말했다.
한인 입양아를 둔 유고슬라비아 출신의 여성은 자녀들에게 한국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만들어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아이들이 가지고 태어난 한국인이라는 핏줄을 바꿀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부모가 백인이라고 해서 아이를 백인으로 키울 수는 없는 게 아니겠냐면서 ‘길잡이’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가슴속에서부터 나는 소리’의 워크숍에서 자신을 한인 커뮤니티의 일원이라고 소개한 한 백인 여성은 자식이 한인이기 때문에 한인 커뮤니티를 알고 싶어 한인 친구들을 사귀기 시작했다며 내가 한국 문화를 알아야 아들에게도 이야기를 해줄 수 있지 않겠냐고 말해 주위는 일시 숙연해 지기도 했다.
컨퍼런스에 5회 째 참가하고 있다는 김양희씨는 한국전쟁이 끝난 지 50년이 지났지만 한국의 ‘고아 수출’은 계속되고 있는데 화가 난다며 한국 정부는 고아를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 줄 생각은 안하고 고아들을 해외에 입양 보내려고 만 하고 있다고 질타하고 입양인은 한국도 미국에도 속해있지 않는 ‘경계인’일 뿐이라고 말했다.
워크숍이 끝난 후 저녁 만찬에는 김종훈 총영사, 유근배 상항 한인회장, 양진석 코테마데라 시의원 등과 한인 입양인들의 대부로 일컬어지는 폴 신 상원의원이 참석했다.
이번 컨퍼런스에는 미 각지에서 흩어져있는 입양인과 입양인 가족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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