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정/회사원
한국민들이나 정치인들이 남북 관계에서 가장 크게 오해하고 있는 것은 북한에도 한국에서와 같이 국가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는 줄 알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하나의 정상적인 국가가 아니라 김정일이 소유하고 있는 재산이며 그는 곧 국가요, 법이다. 공식명칭은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지만 조선이라는 명칭 이외는 모두가 반대로 적혀 있는 셈이 된다. ‘민주주의’가 아니라 ‘전제주의’이며 ‘인민공화국’이 아니라 ‘김정일 공화국’이다.
그 밑에서 조직에 얽매여 핍박받고 굶주리고 있는 북한 주민들을 생각하면 동족이 아니라도 동정이 간다. 그러나 북한 주민들은 김정일로부터 주권을 찾은 후에나, 즉 주민들의 의사대로 최고 통치자를 바꿀 수 있을 때 남한과 통일 논의를 할 자격이 있는 것이다. 지금의 통일 논의는 김정일의 지배하에서 함께 굶고 핍박받고 세계에서 고립되자는 얘기나 다름없는 것이다. 요즈음 부쩍 통일이 곧 되는 것 같이 여기는 사람들은 어떤 형태로 통일이 되어가고 있는 지 아는가. 김정일의 통일 시나리오가 대사로 읊어지기 시작하는 것은 레임덕 현상이 뚜렷해지는 노 대통령의 임기 말기이지만 더 확실한 시기는 미군의 완전 철수와 한미작전 지휘권 인수 시기라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미군이 철수한 후 김정일은 회심의 미소를 품고 직통전화로 노 대통령에게 “노 대통령 안녕하십네까? 요즘 건강은 어떤지요. 이제 그놈의 원쑤놈들이 나갔으니 속이 시원합네다. 노 대통령이 나와 함께 우리 조선 역사에 길이 남을 큰일 한번 해냅시다. 통일이 뭐 그리 어려운 것입네까. 이제까지 그놈들 때문에 못한 거지. 우리끼리 통일한다는데 누가 말릴 겁네까? 우리 아이들(인민군)이 내려가면 그쪽 아이들(남한군)이 환영하고 어깨동무 한번 하면 되는 것 아닙네까. 그리고 노 대통령과 내가 얼싸안고 악수하는 것을 세계에 방송 한번 내보내면 끝나는 것이 통일 아닙네까? 남쪽은 노 대통령이 돌아가실 때까지 다스리고 북쪽은 내가 그대로 맡고…”
이렇게 해서 밖에서 보면 분명 통일은 되고 있고 김정일 입장에선 통일을 하고 있고 한국에선 통일을 당하고 있는 셈인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아마 촛불데모는 더 이상 못하는 세상이 될 지도 모른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