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여 만에 찾은 한국에서 가장 피부에 와 닿은 점은 ‘고객 서비스 개선’인 것 같다. ‘고객감동’‘고객밀착’에 맛들인 한국의 소비자들이야 무덤덤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서비스 면에서는 한 발 뒤진 한인 타운의 소비자 입장인 기자에게는 신선하고 새롭게 느껴졌다.
롯데 등 대형 백화점 주차장 입구에는 주차 요원 외 노란 컬러의 깔끔한 유니폼을 차려 입은 여직원이 자동차가 진입 할 때 마다“안녕하세요. 어서 오십시요”를 손짓과 함께 외치며 인사, 일편 부담스럽고 낯설기도 했지만 한국의 서비스 전쟁을 실감케 했다.
동대문 두산타워내 한 멀티플렉스 극장을 찾았을 때는 티켓을 구입하자 종업원이 남은 좌석을 컴퓨터로 보여주며 “어느 곳이 스크린이 잘 보인다”는 친절한 설명까지 곁들여 인상적이었다. 특히 연인이나 가족이라면 좀더 널찍하고 편안한 커플석에서 영화를 즐길 수 있다.
웬만한 중, 대형식당들이 갖춰놓은 놀이방도 눈에 띄었다. 크지 않은 공간에 미끄럼틀이나 볼풀 등이 설치된 정도지만 위력은 그 이상이다. 천방지축의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식당을 찾아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를 경험해 본 부모들이라면 특히 그럴 것이다. 타운의 대형식당들만이라도 한 번 관심을 가져봤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이 곳 한인업소들의 경우 걸음마 단계에 있는 포인트 리워드제도 한국에서는 대중화됐다. 알뜰파가 아니라도 보통 10여개의 멤버십 카드 소지는 기본이다. 패스트푸드나 아이스크림점, 심지어 극장에 가도 “멤버십 카드 있으세요”라는 첫 질문이 나온다. 할인 폭도 생각보다 커 단순한 생색내기는 아닌 듯 하다. 친구의 카드를 이용, 명동의 ‘파리크라샹’에서 2만9,000원짜리 케익을 구입했는데 5,000원이나 디스카운트 해줘 ‘횡재’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한국에서 만난 한 식당 업주는“소비자들은 조금이라도 값이 싸거나 서비스가 좋은 곳을 찾으면 뒤도 안 돌아보고 옮긴다”며 “서비스의 차별화로 기존 고객을 유지하고 새 고객을 창출해야 하는 것은 비즈니스의 숙명”이라고 말했다.
한국을 다녀온 많은 한인들이 이구동성으로 정치가 불안하고 경제에 활력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걱정이다. 하지만 고객 서비스만큼은 예외인 것 같아 반가웠다.
이 해광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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