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예수행진 2004’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31일 한국서는 총 2,300여 참가 예정자 가운데 이미 850여명이 출국했다. 미주에서도 8월1일을 기점으로 250여명이 합류할 예정이며 LA에서는 40여명이 명단에 올라 있다.
29일 오전 한국 외교통상부 박흥신 문화외교국장은 평화방송을 통해 “이스라엘 정부와 팔레스타인 당국이 안전문제를 협조하겠다 했지만 정부의 이라크 추가파병 등 최근 여건을 고려할 때 여전히 보안이 불안한 상태”라며 지금이라도 출국을 자제할 것을 종용했다.
하지만 행사주체 ‘예루살렘2004운동본부’ 측은 “분열과 분노의 중심인 예루살렘에서 베들레헴까지 약 8Km 구간을 걸으며 전 인류에 평화와 복음의 능력이 나타나도록 기도하는 평화행진을 포함, 당초 일정에 전혀 변동 없을 것”이라 일축했다.
또 “이는 종교집회가 아닌 순수 평화행사로 정부의 이라크 추가파병 반대와 관련된 공개 발언은 일절 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현지서 수년간 눈물로 씨뿌려 온 이스라엘한인선교사협의회는 지난 5월 운동본부 측에 보낸 원고지 70매 분량의 성명서에서 “한국정부의 자이툰 부대 파병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지도자들의 표적피살 사건으로 인해 최근 극도로 예민해진 현지인들은 1,000명의 자살폭탄전사를 대기해 ‘야신의 피 값을 물겠다’고 천명하는 등 유대인 외에도 이슬람을 위협하는 모든 세력에 대한 반감이 팽배해 있다”고 경고했다.
뿐만 아니라 이번 행사계획을 전해들은 현지의 반응은 “우리는 평화와 화해가 싫어 이러는 줄 아는가?” “너희는 같은 동족끼리도 화해를 못하면서 우리에게 평화를 말할 자격이 있는가?”라며 매우 비판적이고 냉소적이어서 “무겁고 척박한 땅이 그나마 제자리 잡아가려는 이 곳에 떼거리로 몰려와 영적 자선이라도 베풀 듯 교란시켜 놓고 무책임하게 철수하는 일이 또 다시 반복될까 두렵다”며 행사 취소를 당부하고 있다.
과연 누구를 위한 화해와 평화인가.
일인당 참가경비는 약 2,000달러, 당초 예상했던 3,000명 참가규모면 최소 600만 달러다. 4년 전 알 악사 인티파다 이후 10%에 달하는 유대인 실업률과 바닥을 기는 관광산업. 이스라엘의 현 상황에서 관광부 장관이 버선발로 달려나와 맞이할 ‘왕건이’ 관광특수다.
한편 그곳에서 돈과 눈물과 기도를 뿌리고 있을 당사자들의 고국이야말로 동족끼리 총부리를 겨누고, 대물림되는 가난 속에서 몸과 마음이 병드는 아이들, 열악한 환경에서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살아가는 독거 노인들, 장애인, 소년소녀가장, 온 가족 동반자살, 20여명 연쇄살인 등 정작 평화와 구제의 손길이 필요한 땅이 아닐까.
김 상 경 <특집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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