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일(우정공무원)
몇 가지 생필품도 필요하고 도서 세일까지 한다기에 플러싱 노던 블러바드 선상 한인 대형마켓에 아침 8시경 들렀다.한여름의 이 시간이면 해가 중천에 오르고 비즈니스 하는 사람이나 직장에 출근하는 사람들
에게는 늦은 시간이기도 한 때이다. 더우기 이 마켓은 주,야 오픈하기 때문에 상가의 물품들을 동시 구입 가능할 것으로 생각되어 기왕이면 덥기 전에 왕래하기 위해서였다.
매장 입구에 있는 도서들은 일부 책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번들(묶음)로 되어 있고 창고에 쌓아두는 것 같이 차곡차곡 눌려있어 표지는 물론이고 제목까지도 알 수 없었다.
매장 입구에 서있는 분에게 “도서를 구입하려 하는데 혹시 목록표가 있느냐”고 물으니 뭘 그런 것을 묻느냐는 식으로 퉁명스럽게 “없다”고 대답한다.구입을 원하는 고객들이 알고자 하는 진열 도서 목록의 필요성을 전혀 감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가격이 조금 싸면 구입하겠지, 하는 일념으로 도서 진열만 했지 판촉 의욕이나 고객을 대하는 성의가 별로 없구나 하면서 매장 안으로 들어가 몇 가지 물품을 구입하고 주차장에 나와 구입품 계산서를 보았다. 앗뿔사, 20개들이 두루말이 휴지의 가격이 9달러99센트로 세일하고 있어 계산 전 할인 쿠폰까지 제시했는데도 12달러99센트로 계산된 것이다.
일단 트렁크에 물건들을 싣고 영수중을 재차 목산해 보면서 다시 들어가 계산대 직원에게 자초지종을 말하니 자기 계산이 틀리지 않음인지 영수증을 보면서 한참을 망설인다. 보다 못해 조금 전에 건네준 할인쿠폰을 확인할 것을 요청했다. 계산대 밑에 버렸음인지 많이 구겨진 할인쿠폰을 마지못한 듯 찾아 꺼내보고서야 차액을 줄테니 영수인란에 싸인을 하라 한
다.
실수를 인정하면서 고객에게 미안하다는 태도나 말은 커녕 훌쩍 차액을 건네면서 빨리 나갔으면 하는 눈치다. 또 다른 종업원은 “실수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하면서 거든다. 이런 식의 고객 응대는 어디에서 전수된 것인지, 아니면 평소 자체 종업원 교육에 등한시 한 결과인지 업주에게 묻고 싶어진다.
고객을 왕이라고 입술로만 하는 것 같아 허탈함은 물론, 괘씸한 생각까지 치밀어 오른다. 나이 유세를 하고저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젊은 사람이 실수를 시인하는 사과 한 마디는 어딘가 멋있고 기백까지 있어 보일진대, 인격이 잘못 형성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 바로 세워주기 위해 매장 입구에서 식품점 상근 매니저를 찾았다. 도서 목록이 있느냐고 물었을 때 퉁명스레 그런 거 없다고 대답하던 그 사람이 매니저였다.
영수증을 보이면서 “여차여차 잘못 계산된 금액은 환불 받았으나 처음 계산된 세금(판매세 8.62%)은 본 영업점과 관계 없을 뿐더러 시정부로 들어가는 것이므로 필요 이상 납부할 것 없으니 정정하여 차감 계산 환불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더니 매니저는 한술 더 떠서 당황스럽게 한다.
필자가 요구하는 말에는 별 관심이 없는 듯 역시 무뚝뚝한 어조로 “그 금액이 얼만데요?”하는 반문이다. “금액은 왜 물으시요, 물품 구입자가 어떻게 알겠소! 계산대에서 다시 정산을 해보면 될 것인데요” 했더니 기다리라든가 안으로 같이 들어가자든가 하는 일언반구 없이 혼자 휙 들어가 버린다.
얼마 후 시정 요구를 받았던 매니저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고 계산대 직원이 나오면서 “19센트 받아가시오” 하질 않는가.
그 마켓에, 그 매니저에, 그 종업원이다.
환불 차액에 대한 판매세율을 계산하면 26센트를 되돌려 주어야 하는데도 19센트가 정당하다고 우기기에 그냥 나오긴 했지만 이런 기본적인 계산도 못하는 한인마켓이 있는가 싶어 마음이 씁쓸했다.
과거 부당한 요금 징수에 대한 사례는 가끔 들어본 적이 있어 노파심으로 바라건대, 이제는 모든 매장에서 이러한 과징행위가 없기를 이 기회를 통해 시정되고, 피차 신뢰의 거래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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